사람책

우리 아이들의 삶은 어떤 책으로 쓰여질까?

by 쓰는핑거

'사람책'이란 사람이 직접 한 권의 책이 되는 것이라고 [책 모임]의 저자 강원임은 말한다. 낯설지만 그럴듯한, 무엇을 말하려는지 대번에 알아차려지는 '사람책'이라는 말이 오래동안 마음에 머무른다.





비록 작가가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삶이 책이 될만큼 풍성한 이야기와 생각을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사람책'이라고 말한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이야기가 되기에 우리는 어쩌면 더 흥미를 가지고 귀를 기울이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빨려들어갈 수 있을 것 이다. 모든 사람이 '사람책'이 될 수 있고, 모든 사람의 삶의 스토리는 훌륭한 책 한권이 된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다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한 개인이 가진 성격과 생각들은 그 사람이 그런 성격과 사상을 가지고 자라날 수 밖에 없었던 부모의 성격과 자라온 환경들 안에서 만들어져 간다. 수 많은 문제들을 끊임 없이 만나며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삶의 모든 희노애락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평탄하고 순탄한 삶을 비교적 살아왔다 하더라도, 인생의 큰 고비나 위기는 한번쯤은 겪고 만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고 그것이 모여 살아가는 이야기. 나만의 히스토리가 완성되는 것 이다.





조용하게 묵묵히 선행을 추구하며 용기있고 아름다운 일을 해 나가는 사람들도 있고 부드러운 내면 안에 강한 심지가 불타오르는 듯 조용한 것 같지만 강한 사람들도 있다. 모든 대화의 주제가 신세 한탄인 사람도 있고 만나면 희망과 도전의식이 솟아나는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도 있다.




각양 각생의 모든 사람의 살아온 이야기는 들여다보면 이보다 다 흥미진진할 수 없고 가슴아픈 애환과 눈물이 있으며 뒤통수를 치는 반전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흥미롭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이 모든 것은 그 고비를 넘어서고 지나고 나서야 내 안에 정리되어 가치관과 경험을 통한 교훈이 되어 누군가에게 실감나게 들려줄 수 있는 사람책이 되는 것 이다.




앳된 외모와 간간히 들려주었던 짧은 스토리로 한정된 잣대를 그어가며 그저 어리고 철 없을 것 이라고만 생각했던 아이엄마가 들려주는 내면의 깊은 이야기는 내 어리석은 잣대를 산산조각내주었다. 어린데도 어쩜 그렇게 야무지고 계획적이고 강한 의지를 불태우며 살아갈 수 있는지, 신기하게 느껴지던 순간, 얼핏 자주 들어왔던 강인한 그녀의 어머니의 모습이 그녀의 등 뒤로 떠올랐다. 단편적인 모습만 보면 그 사람 하나만 보이지만 사실 그 사람의 모든 행동과 사고는 자라온 환경과 듣고 보고 배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것 이다.




그러니 아이들의 삶을 어찌 걱정하지 않고 염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의 건강하지 못했던 어린시절 정서와 결핍이 아이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나타나게 될까봐 늘 두렵다.




어느 부모도 자기에게 없는 것을 자식에게 줄 수는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부모가 되어야 싫든 좋든 나 자신이 얼마나 부모를 닮았는지 돌아볼 수 있게 되고 알게 되는 것 같다.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어느 하나 부모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그럴 때 '아이는 나의 어떤 점을 닮아가고 있는지?' ' 내게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게 없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 나 자신을 잘 알아야 지금이라도 고쳐나갈 수 있고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이다.






나의 단점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보일 땐 정말 괴롭다. 나는 변하지 않으려 하면서 그렇게 행동하지 말라고 아이를 훈계한다. 그러기 전에 부모인 나부터 내게 없는 것을 만들어보자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작가의 말에 주눅 들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내게 없는 것'을 창조해내고, 지속해서 '내게 있는 것'으로 만들어보자.

[책사람] 강원임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있는 나를 보면, 아이가 못마땅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그 순간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 못난 모습이 보일 때이고, 내 아이가 없는 것이, 부족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할 때였다. 나한테는 없으면서 아이에게는 있길 바라고, 아이에겐 있는 모습이 사실은 내 모습인데 감추고 싶은 모습이 아이를 통해 수면위로 들러나면 나는 부끄러워하며 나를 돌아봐야 하는데 그냥 무작정 화가 나기 시작하는 것 이다.




난 너무 부족한 엄마였지만 신앙을 통해서, 그리고 책을 통해서 조금씩 회복해나가고 있다. 나만의 사람책이 더 단단하게 만들어져가고 있고 쓰여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안에는 다양한 정체성이 깃들여 있다고 [자존감 수업]의 저자 운홍균은 말한다. 혹시 내가 며느리로 인정받지 못했다고 해서 직장인으로서의 나까지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내 안에도 여러개의 정체성의 있다는 것을 안다. 그 정체성은 나의 아버지로부터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어머니로부터 만들어진 것도 있고, 아이를 키우며 엄마로써의 나 자신으로부터 만들어 진 것도 있다.




나의 [사람책] 이야기는 계속 쓰여나가고 있고 수정되어 가고 보완되어 가고 있다. 다행히도 나는 책을 통해서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과거보다 더 아름다운 내가 되기 위해 아름다운 자아를 찾아가고 있는 건강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편도 남편대로 [사람책]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도 나 나름대로 함께 살고 있지만 우리는 각자 또 다른 [사람책] 이야기를 묵묵히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도 아직 어리고 작지만 우리 부부를 통해서 조금씩 [사람책]에 쓸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여나가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의 인생을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정해진 해피엔딩으로 만들어나갈 수는 없지만, 좋은 것으로 새겨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부모로써 나에겐 없는 것인, 능력 밖의 그런 것을 억지로 끌어다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줄 수 있는 것들 중, 최고로 좋은 것으로 아이들의 삶에 스며들어 아이들의 [사람책] 에 더 풍성한 스토리로 새겨지면 좋겠다. 서로가 부족한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 노력하는 이상적인 가족이 되어야 한다는, 당연하지만 어려운 전제조건이 달리는 일이긴 하지만...




우리가 함께 펼쳐나갈 그 이야기가 따뜻한 사랑과 감동과 믿음과 격려가 넘쳐나는 참 아름다운 [사람책]이 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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