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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일기 Mar 06. 2023

딸아이 없는 주말 저녁

주말 오후엔 딸이 기숙사로 갑니다

집이 훵하다.

딸을 기차역으로 데려다주고 나서  식탁에 앉아 열심히 간식을 먹고 있다

물론 저녁으로 평소보다 많이 밥을 먹고 숟가락을 놓은 지 얼마 안 되서이다

마음이 휑해서일까 자꾸 무언가 먹고 채우고 싶다

매일 저녁 퇴근 하고 오면 집순이인 작은딸이 방문을 삐긋이 열고 나온다

매일 학교와 집만 오가는 터라 주로 집에서 나를 기다린다

주말에도 교회를 다녀와서 주로 집에서 책을 읽거나 나와 끝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어쩔 때는 퇴근하고 집에서 기다리는 작은딸을 생각해서 매일 집으로 빨리 가야 하는 내 처지가 언제 끝나려나 의구심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던 중 편입 시험을 치르고 합격하여 갑자기 지방으로 간 거였다

물론 선택한 학과가 워낙 경쟁률이 높아 지방으로 갈 생각은 어느 정도 예상했으나, 막상 기숙사 생활을 위해 집을 떠난 처음 주말 저녁이 쓸쓸하다

며칠 전 신랑이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와서는 큰딸은 친구들과 여행을, 작은딸은 기숙사로, 나는 운동으로 집에 없는 저녁을 혼자 보내려니 앞으로 나이가 들면 이런 상황이 주로 있을 것 같다고 하며, 나이 먹음을 새삼 느끼었다고 했다

세월이 지나, 아이들은  둥지를 떠나 자기 길은 가고, 우리 들은 점점 나이가 들어 직장을  퇴직하게 됨에 따라, 집에서  혼자 지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

매번 빨리 세월이 흘러서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으나, 막상 아이들도 얼른 커서 자기 길로 가게 되는  상황이 되면 무척 쓸쓸할 것 같다

친정어머니는 늘 "너희들 빨리 가서 출가하고, 혼자 집 어지르는 사람도 없이 데굴데굴 구르고 살고 싶다

'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지금은 우리 가족이 다 같이 정신없이 살던 그 때가 좋왔다고 한다

나 또한 어느덧 어머니처럼 아이들이 집에서 들락날락하는 상황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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