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정돈 잘한다고 착각하지 마라
나는 꽤나 청결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항상 세수하고 양치하고 하는 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옷도 늘 깨끗하게 빤 옷을 입고, 다림질도 칼 같이 하고 외모에도 꽤 신경을 쓰는 편이다. 화려한 외모보다는 정갈하게 하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
개인 청결뿐 아니라, 환경 정돈도 꽤 신경쓰는 편인데, 개인 책상이라던지 방의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지 않으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개인 청결에 문제가 있거나 더럽다고 느낀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엘레브’는 나에게 매우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 대부분의 불쾌한 감정은 청결과 관련한 부분이었다.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나름 깨끗하게 하고 산다고 자부했고, 더럽다고 지적받는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준이 달라지면 답도 달라지는 법. ‘엘레브’의 기준에 난 아주 ‘불결한’ 사람이었다. 보통은 여기에서 부부싸움이 시작된다.
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러웠다. 정리정돈에 신경을 쓰는 것이 청결과는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결혼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보이지 않으면 깨끗한 줄 알았다. 그래서 청소하기 보다는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다. 뽀얀 먼지나 지저분한 것들은 내 눈엔 잘 보이지 않았다. 개인 위생도 마찬가지였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챙기는 것에 난 익숙지 않았다. 오랜 갈등 끝에 나의 개인 위생에 관한 안 좋은 습관들은 개선되어 갔다. 여전히 ‘엘레브’의 기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최근에 이런 개선 노력을 더 잘하려고 하는데, 그건 나이가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청결하지 못함은 그 결과를 드러낸다. 냄새가 난다.
나이가 들면 외모에 대한 호감과 관심은 분명 줄어드는 것 같다. 잘생기고 패셔너블하고 이런 매력에 대한 집착이 많이 줄어든다. 이는 남자도 여자도 마찬가지인 듯 하다. 여기서 말하는 매력은 반드시 이성에 대한 매력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매력있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고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눈으로 보며 느끼는 매력은 점차 줄어든다는 점이다. 잘생긴 사람도 늙고, 예쁜 사람도 늙는다. 아름답게 늙는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눈으로 보며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아니다. 나이가 들 수록 아름다움은 느껴지는 것으로 변한다. 시각적인 부분-눈을 가리면 보이지 않는 부분에 점차 현혹되지 않는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그러한 것처럼, 나 자신에 대하여도 그 부분에 신경을 더 많이 쓰게 된다.
청결은 눈에 띄지 않지만 다른사람에게 한 사람의 호불호를 가지게 되는 기초 조건이 된다. 위에서 말한 냄새 부분도 그렇고, 청결한지 안 한지에 따라 상대방에게 묘한 불쾌감을 주는 기제가 된다. 좋은 냄새가 나는 사람은 다가가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줄어든다. 반대로 부쾌한 냄새가 나는 사람에겐 아무래도 다가가기 꺼려진다.
청결함은 자각하지 못하는 가벼운 습관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식사 후 양치, 샤워 할 때 귓볼 뒤나, 귓바쿼, 팔꿈치 등 자신에게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청결 유지, 화장실 이용 후 손 씻기 등, 개인이 인지 못하는 습관에 의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기도, 기본 좋게 하기도 하는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위에 언급한 습관이 잘 들지 않은 것 때문에,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 불쾌감을 주고 있었을 수도(?- 밖에서 사람들이 그런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으니까..) 있었다. 물론 그렇게 믿고 싶지는 않지만..
알았다면 실천해야지. 평소 습관이 잘 들지 않았던 부분이라, 이 나이에 이런 부분을 고치려면 생각보다 엄청난 노력을 요한다. 시간시간, 순간순간, 머리 속에 되뇌이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새로운 습관 들이기에 돌입했다.
양치는 세 번 한다. (꼭, 회사에서 한 번은 해야 한다. 정말 시간이 없다면 가글을 한다. 하지만 기본은 양치하는 것이다)
나갈 때보다 들어와서 더 꺠끗이 씻는다. (자각하지 못해서 그렇지, 나가기 전보다 들어와서가 더 더럽다. 당연한 얘기지만, 거의 반대로 하고 있다. 물론 나갈 때도 깨끗이 씻는다)
손을 자주 씻는다. 무슨 이유로든 화장실에 가면 나오기 전에 손을 씻는다. (화장실에서 보면 알겠지만, 안 지키는 사람 무지 많다)
바로 씻는다. (운동을 했건, 집에 들어왔건, 바로 씻는 건 엄청 귀찮다. 그래도 바로 씻는다)
내 눈에 안보이는 곳의 청결에 더욱 신경 쓴다. (위에 언급한 부위들, 밖으로 드러나 있어도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곳들은 나의 청결함을 증명하는 바로 미터가 되더라)
이번 글을 쓰면서 조금 힘들었다-그렇기에 2주간이나 이리저리 글을 고치면서 차일피일 미루었다. 청결하지 못하다는 사실은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밝히기에도 매우 부끄러운 사실이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 글의 제목인 '멋들어지게 살기로 했다'는 내 스스로 변하겠다는 다짐과 맞닿아 있다. 그러자면 치부와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jcob_w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