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예쁘게
* 작은 누나가 좋아하는 커피잔
누나 수술 후 가벼워짐을 기대했던 예상과 달리 이어지는 불편한 해프닝 탓에 긴장된 엄마와 우울한 누나를 위해 누나 아빠는 'Tea-Time'을 만들었다. 엄마가 젊은 시절 즐겨 모은 커피잔과 접시들을 돌아가며 꺼내서 매일 11시 즈음에 아빠는 차와 두어 조각의 비스킷을 담고, 따끈한 핫케익을 구워냈다.
아빠의 연한 갈색으로 구워진 핫케익은 차암 예쁘다. 엄마가 모처럼 눈이 커지며
"정말 잘 굽네요."
했다. 성질이 급한 아빠가 여러 번 반죽을 태워먹는 시행착오 끝에 엄마의 조언대로 식용유를 두르지 않고 약한 불 위에서 반죽을 국자 하나의 크기로 부어서 잔잔하게 굽는 방법을 터득했다.
맥도널드의 아침식사처럼 곱게 구워낸 핫케익 위에 엷게 버터를 바르고 블루베리나 딸기, 사과, 바나나 슬라이스를 골라 얹으면 목 메이지 않고 먹을 수 있다. 큰누나의 메뉴에 특정 음식의 제한이 없어서 다행이다.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비린내나 김치찌개, 미역국 등 강한 음식 냄새만 피하면 누나가 먹을 수 있으니.
큰누나는 참새가 물을 찍어먹듯 티타임의 간식을 건들었지만, 나중에는 아빠가 예쁘게 장식한 접시의 간식을 모두 먹는 날이 늘어갔다. 누나 엄마는 아빠 덕분에 커피를 앉아서 편안하게 마시는 시간을 얻은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얼굴은 여전히 굳어있고 큰누나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4월 말의 수술에 이어진 퇴원 이후 5월에 큰누나는 응급실과 응급병동 입원 3번, 일반 외래를 3번 다녀왔다. 누나의 얼굴은 파리하고 팔에는 주삿바늘 자욱이 푸릇하다.
햇살이 중천을 향해서 가는 오전 11시엔 어김없이 부엌 쪽에서
"티타임~**"
누나 아빠의 부름이 들리고, 누나랑 엄마는 '오늘은 뭘까?' 하는 기대가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다. 파리한 큰딸을 위해 예쁘게 예쁘게 타타임 준비하기에 아빠는 올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