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갑상샘은 부재중

불편함 또 불편함

by 윤혜경


*도라지꽃, 초롱꽃(Canterbery Bell, 7월 10일, 11월 21일 탄생화, 꽃말: 감사, 성실)(출처:꽃나무 애기 Band)


누나는 정해진 약을 모범생처럼 잘 복용하지만 구토가 원인인지 아님 소변을 통한 배설이 문제인지 결과적으로 칼슘 수치 조절이 난감하다. 칼슘을 줄여가는 과정에서 어느 때는 칼슘이 별안간에 14까지 올라서 누나를 기진하게 만들고, 어느 때는 조용조용히 4까지 떨어져서 고약하게 온몸 근육의 경련을 초래한 적도 있다. 환자도 보호자도 의료진도 난감하게 원인 분석이 어려웠다. 대부분의 시간을 매스꺼움에 시달리며 큰누나는 자주 침대에서 잠이 들어있곤 했다.


무엇보다도 수술 후부터 체온이 낮아져서 손발이 여름인데도 차갑다. 큰누나는 배도 심하게 차가워져서 극세사 주머니에 담긴 핫팩을 자주 올려주어야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응급실과 응급병동의 치료를 거쳐 정상화되고 퇴원하면서 누나의 병명이 하나씩 늘어나기도 한다. 원래는 따뜻한 난로 같아서 엄마가 겨울이면 누나의 손을 잡으며


"아, 내 큰 딸 손은 늘 따뜻해~**"


했는데 이제는 누나가 엄마 손을 잡으며


"엄마 손은 차암 따스해~"


하고 말한다. 몇 차례의 의식소실로 인한 부상이 이어지면서부터 누나랑 같이 자는 엄마는 한여름밤 잠결에도 누나 발이 닿으면 잠을 깰 만큼 차가워서 눈을 뜬다. 그리고 일어나서 누나의 발을 마사지해주고 수면양말을 신겨주고, 배와 발 옆에 핫팩을 넣어준다. 누나의 건강을 도와주기 위해 규칙적인 식습관과 소소한 운동을 시도하면서 원래 차가웠던 엄마의 손발이 누나 대신 따뜻해지기 시작하나 보다.


낮에는 의사의 조언대로 햇살 속의 비타민 D를 얻어보고자 누나랑 엄마는 규칙적으로 햇살 아래 걷기를 시도했다. 얼굴은 모자로 가리고 팔과 종아리를 될수록 많이 내놓는 방법으로 햇살을 받아보고자 했다. 그동안 모자와 양산으로 가리곤 했던 햇살을 이제는 '어서 오소서'이다. 그렇다고 약처럼 비타민 D가 냉큼 쌓이는 건 아니지만, 자연비타민을 몸속에 만들어서 칼슘 흡수에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으로 의사 선생님이 권했으니 열심히 지키는 거다.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아빠를 '누나를 살리는 길'이라고 설득해서 야트막한 둘레길이 조성된 뒷산을 아침마다 30분 코스로 걷기를 시작했다. 혹시 누나가 넘어지면 함께 데리고 내려올 수 있게 아빠의 참여가 필요했다. 그렇게 매일 오전에 세 사람은 뒷산으로 향해서 5월의 노란 개나리도 진달래도 볼 수 있게 걸었다.


큰누나네 가족은 간, 신장이식이 이루어지는 21세기에도 아주 작은 몸속 기관의 역할을 약으로 채우는 일이 수월하지 않음을 깨닫고 있다.


우리들의 몸이 얼마나 신통한 조직인지 처음으로 감사에 감사를 거듭하며 건강과 관련한 정보를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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