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책서평] 작은 땅의 야수들

by 이숲
작은땅의야수들.jpg




이 책은 일제 강점기인 1918년부터 1964년 까지의 이야기다.

한 겨울 깊은 산속에서 호랑이 사냥꾼과 호랑이 가죽에 목숨 건 일본군의 이야기는 대호(영화)를,

대호.jpg 출처 : 대호 (영화포스터)

정호와 미꾸라지, 영구가 다리 밑에서 사는 삶은 드라마 왕초와 야인시대(드라마)를,

기생인 옥희와 연화가 배우와 가수로 성공하는 장면에서는 정년이(드라마)를,

부호 성수나 일본군 장교 이토가 즐기는 경성의 화려함에서는 미스터선샤인(드라마)의 호텔 글로리가,

정호가 하얼빈에서 일본 부총독에게 총을 쏘는 상황에서는 안중근(소설)을,

한철이 성공한 자동차 사업가로 사무실에 있는 모습은 재벌집 막내아들(드라마)을,

나이 든 옥희가 제주에서 해녀들과 살아가는 이야기에서는 폭싹 속았수다(드라마)가 떠올랐다.

그만큼 이 시기가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을 품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겠다

정년이2.jpg 출처 : 정년이( 드라마)


작가는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 이후에 이르기까지

급변하는 대한민국과

그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맺고 있는 관계들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아름다운 문장과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써 내려간다.



어쩌면 뻔한 줄거리일 수도 있는 이 소설이 사람들에게 자주 회자되고 있는 것은


등장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감정선을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표현해 내는 능력과

마치 그림을 보는 듯이 세밀하게 장면들을 그려내는 작가의 문장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극강의 T인 나는 등장 인물들에 크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나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따라가 볼 수 있다는 것이 소설에서 얻을 수 가장 큰 장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왜(나같은면 저렇게 행동하지 않았을텐데)를 연신 언급하며 읽었다.


두 번째는 작가 자신이다.

김주혜.jpg 출처 : 다산북스 인스타그램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이

한국역사를 배경으로 미국 땅에서 영어로 먼저 소설을 출판했고

여러 문학상을 휩쓸며 이슈가 되더니,

여러 나라에 출간되면서 한국에도 번역되었다는 것이

애국심을 자극한 게 아닐까 한다


작가와 옮긴이의 문장력이 탁월하다.

곳곳에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있다.

뻔한 스토리이지만 몰입력이 강하다

아마도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을지 모르겠다.


#김주혜

#역사소설







keyword
이전 23화[책서평] 검은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