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 한반도의 지정학
이념과 정치체제 명분은 국익을 위해 언제든 버릴 수 있는 것이다.
국제관계는 늘 변한다.
힘의 균형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모든 국가의 입장은 바뀔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3 단락으로 나눠진다.
1949년 공산당이 세운 중화인민공화국은 미국과 사이가 좋지 못했다. 1972년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과 손을 잡는다. 그 이후에도 반소련 연대, 경제적 이익 등으로 닉슨,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 정부까지 미중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하고, 부시정부 때 일어난 천안문 사태로 미국 내 반중파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미중관계는 달라지기 시작한다. 오바마 정부에 이르러 시진핑의 등장과 중국경제가 급부상하자 드디어 미국은 중국을 견제해야 할 세력으로 대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1기와 바이든 그리고 트럼프 2기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시대는 지속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생각보다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사실이다. 한국전쟁 때 물 밑 듯이 몰려오는 중공군의 압도적 공세에 다 이길뻔한 전쟁이 휴전으로 끝났던 역사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었고, 계속되는 중국의 북한 원조는 그들의 관계를 의심하게 할 여지가 없었다. (물론 나의 몹시 좁은 식견과 무지 때문이다)
아무튼 중국과 북한은 끊임없이 좋았다 나빴다는 반복 하며 서로를 경계해 왔다. 김정은이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북한을 위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라고 한 발언은 이런 모든 상황을 잘 보여주는 문장이라 할 수 있다. 2018년 트럼프와 김정은의 충격적인 만남으로 북한과 대화하기 시작하며 드디어 미국이 북한과 중국의 이런 관계를 눈치채기 시작했다.
저자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과 손을 잡을 것이라면 한국이 북한을 적대시하는 것은 큰 실리가 없을 것이라 주장한다. 북한이 미국의 지원을 얻어 경제를 개발하고 한국에 우호적 입장을 취할 때 더불어 북한 개발에 참여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 안정적인 안보를 얻는 것이 더 큰 이익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이 사이에서 중국에 선을 긋고 적대 시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중국도 미국과 같은 견지로 북한과 한국에 손을 내밀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중간에서 적당히 밀당을 하며 양쪽에서 얻을 이익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교에서 네 편 내 편을 명확히 긋고, 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어리석다. 국제 정세 속에 각국의 형편과 입장은 늘 바뀌고, 명분은 실리를 앞설 수 없다.
남한산성에서 명분을 앞세우다 삼전도에서 굴욕을 당한 인조의 사례가 그러하다. 김상헌의 명분과 최명길의 실리 중 이제는 명길의 주장이 필요한 시대임을 인지해야 한다. 무턱대고 반미, 반중, 반일 혐오를 조장하며 국가의 힘을 약화시키는 어리석은 행태 또한 그렇다. 이제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 함부로 흔드는 남의 나라 국기는 내려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