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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산다며? 맛집 추천 좀 해봐!

로컬의 맛집 추천

by Spark

홍콩에 사는 동안, 홍콩에 살았던 경험 때문에, 그리고 홍콩을 떠난 지금도 로컬맛집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는다.


사실 살짝 곤란하기도 한 게, 자주 다니던 우리 동네 맛집이야 기꺼이 추천해 줄 수 있지만 과연 이 곳이 여행을 와서 소중한 한 끼를 먹을만한 식당인가 생각하면 확신이 들지 않는다.

관광지로서가 아니라 주거지로서 홍콩에 살다 보면 매일 딤섬을 먹는 것이 아닌지라 만만한 차찬텡 체인인 '카페 드 코랄'이나 국수 체인점 '남기분면'같은 곳을 자주 가게 된다.

아무리 내 입맛에 맞아도 여행 온 사람에게 프랜차이즈 체인점을 추천하기는 살짝 민망하다.

그들이 기대하는 건 (아마도) 시장 한 구석에서 몇 세대를 이어 영업하고 있는 ‘허름하지만 로컬들이 줄을 서서 먹는 노포’에서 먹을 수 있는 '완탕면' 같은 것일 테니까 말이다. 그럴 때는 세계적인 대기업의 권위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


이럴 때 가장 현명하고 후환없는 선택?

바로 미식 안내서로 유명한 '미슐랭'(Michelin) 가이드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가이드는 1900년 타이어 제조사인 미슐랭(a.k.a. 미셰린)이 자동차 여행을 장려함으로써 타이어 판매를 촉진하자는 목적으로 여행정보 제공하고자 만들어졌. 1920년부터 레스토랑 평가가 추가되고 1926년도엔 별점이 도입돼서 오늘날에 명실상부 미식 안내서로 알려졌다.


매년 주요 도시들을 대상으로 만드는 이 미식 가이드북은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2009년 홍콩 에디션이 나왔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첫 번째는 도쿄였다)


자, 이제 2024년 홍콩 미슐랭 가이드의 추천 레스토랑을 소개해보려 한다.

다만 무작정 찾아가지 말고 어떤 메뉴가 있는지, 예약은 해야 하는지와 함께 리뷰도 잘 살펴보고 방문하자.

미슐랭이 추천한 식당이라면 큰 낭패는 안 보겠지만 그래도 맹목적으로 신뢰하지는 말자는 의미다.


글 아래마다 공유한 '구글맵' 링크를 클릭해서 구글맵을 실행시킨 후 '목록 저장'을 통해 디바이스에 저장할 수 있다.




가성비 맛집 ‘빕구르망’(Bib Gourmand)


우선 미슐랭이 선정하는 가성비 맛집 ‘빕구르망’(Bib Gourmand)은 ‘일정 금액 이하의 저렴한 비용으로 맛볼 수 있는 훌륭한 식당’이다.


2024 홍콩의 빕구르망 리스트는 ‘3가지 요리에 400 HKD(71,000원) 이하’라는 기준으로, 총 60곳의 식당이 선정되어 리스트에 올랐다.

홍콩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팀호완, 카우키, 딘타이펑 등도 포함되었다.

2024 홍콩 빕구르망 리스트 구글맵




요리가 훌륭한 ‘미슐랭 원스타”

미슐랭에 따르면 원스타는 ‘요리가 훌륭한 식당’을 의미한다. 빕구르망과 달리 여기부터는 당연히 가격은 검토의 대상이 아니다.

올 해 총 59 곳인 원스타 식당 메뉴는 고가의 파인다이닝을 비롯한 프렌치, 이태리 등 양식과 창작요리 식당이 즐비하다. 또 이렇게 많은 가게들이 다 어디 있었지 싶을 만큼 홍콩섬, 특히 센트럴에 집중적으로 모여있다.


2024 미슐랭 원스타 식당 중에 한식당으로는 유일하게 ‘한식구’가 포함되어 있다.

서울에서 미슐랭 투스타를 받은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가 홍콩에 차린 식당으로 미슐랭은 한식구에서는 ‘삼계 리조토’를 추천한다고 한다.


원스타 식당부터는 예약이 필수인 곳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방문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4 홍콩 원스타 리스트 구글맵



멀리서 찾아갈 만한 ‘미슐랭 투스타’


2024 홍콩 '투스타' 식당은 모두 12곳으로 투스타부터는 예약하기 힘든 고급 식당들이 대부분이다.

미슐랭에 따르면 투스타는 ‘요리가 훌륭하여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이라고 한다.


중국요리 식당으로 세계 최초 미슐랭 쓰리스타를 받았던 ‘룽킹힌’(龍景軒, Lung King Heen)이 한 단계 내려와서 투스타로 선정되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미슐랭 가이드는 매년 나오기 때문에 한 번 스타라고 영원한 스타는 아니라더라~

2024 홍콩 투스타 리스트 구글맵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쓰리스타’

마지막으로 대망의 2024 홍콩 미슐랭 '쓰리스타'다.

쓰리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하여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충분한 식당’이라고 한다. 즉 이 식당들을 가기 위해 일부러 홍콩을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극찬인 것이다.


홍콩의 쓰리스타 식당은 총 7곳인데, 서울에는 유일한 쓰리스타 ‘모수’의 폐업으로 2024년 11월 현재 쓰리스타가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연 ‘홍콩은 미식의 도시'로 불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선정된 식당들은 말할 필요도 없이 그야말로 초호화급 식당인데, 그 유명한 광동요리식당 탕코트(唐閣, T'ang court)도 홍콩 최고의 식당 중 하나로 뽑혔다.

2024 홍콩 쓰리스타 리스트 구글맵




홍콩에는 하루에 다섯 끼씩 일주일 내내 먹어도 모든 맛집을 다 찾아다닐 수 없을 만큼 맛있는 식당들이 많다.

짧은 일정에 너무 이곳저곳 욕심내서 다니지 말고 숙소나 방문한 관광지 주변에 '말 그대로' 널리고 널린(?) 미슐랭 추천 식당들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큰맘 먹고 몇 달 전부터 미슐랭 쓰리스타 식당을 예약하고 미식을 체험해 보는 것도 홍콩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내년 홍콩 미슐랭 스타 리스트에는 흑백요리사의 스타 안성재 셰프의 ‘모수 홍콩’이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해 보며...

모처럼 방문했는데 입맛에 안 맞는다면? 항의는 미슐랭가이드​로 직접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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