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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대중교통 사이

나의 시간과 돈의 가치

by Spark Feb 12. 2025


며칠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런 글을 보았어요. 

"입사 3년 차인데, 주변에서 자꾸 차 언제 살 거냐고 물어보네요. 서울 신림동에서 판교까지 출퇴근하는데, 한 시간 반씩 걸려요. 점점 지쳐가는데... 그렇다고 대출받아서 차를 사는 게 맞나 싶고..."


과거에는 취업하면 '자동차 구매'가 필수 코스처럼 여겨졌어요. 하지만 요즘은 많이 달라졌죠. 


현대자동차 연구소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의 차량 구매 의향은 2019년 대비 32% 감소했다고 해요. 대신 카셰어링이나 대중교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죠.

반면 재미있는 현상도 있어요.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자료를 보면, 2024년 수입차 비중이 전체 신차 판매의 22.4%를 차지했어요. 10년 전의 두 배가 넘는 수치죠. 실용성을 따지면서도 한편으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요.




� 자동차 소유와 대중교통에 실제 비용을 계산해 볼까요?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바로 실제 들어가는 비용이에요. 

구체적인 예시로 한번 살펴볼게요. 서울 신림동에서 판교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경우를 가정해볼까요?


먼저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할 때 드는 비용을 계산해봤어요.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통합 환승기준으로 월 교통비는 평균 10만원(하루 5천원, 월 20일 기준) 정도예요. 여기에 야근할 때 이용하는 택시비가 추가되죠. 보통 한 달에 5번 정도 야근한다고 가정하면, 편도 3만원씩 총 15만원 정도가 더 필요해요. 주말이나 약속이 있을 때 쓰는 교통비까지 더하면, 대중교통비 5만원에 택시비 10만원 정도를 예상해야 해요. 결국 한 달 총 교통비는 40만원 선이에요.


반면 자동차를 구매한다면 어떨까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보면, 2024년 기준 국내 평균적인 준중형 차량의 가격은 2,500만원에서 3,500만원 수준이에요. 특히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을 제외하면 4,000만원을 훌쩍 넘어서죠. 많은 직장인들이 선택하는 현대 아반떼 1.6 모델을 기준으로 계산해 볼까요? 우선 차를 구매할 때 들어가는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차량 가격 2,500만원에 취득세가 175만원, 여기에 채권비용 50만원과 연간 보험료 150만원까지... 총 2,875만원이 필요하죠. 이걸 5년 할부로 나누면 월 47.9만원이에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매달 꼭 내야 하는 고정비용이 있죠. 60개월 할부라면 할부금이 35만원, 회사와 집의 주차비가 20만원(회사 15만원, 집 5만원), 보험료가 12.5만원, 자동차세가 2.5만원... 이렇게 매달 70만원의 고정비용이 발생해요.


게다가 실제 차를 운행하면서 드는 비용도 있어요. 하루에 80km를 달린다고 가정하면, 한 달 연료비가 23.3만원 정도 나와요. 정비비로 8만원, 세차비로 3만원 정도를 잡아 보고요. 이렇게 변동비용으로만 매달 34.3만원이 들어가는 거죠.


이렇게 계산해보면 대중교통은 월 40만원, 자동차는 월 152.2만원으로 거의 4배 차이가 나요. 자동차 비용에는 감가상각까지 포함된 금액이에요. 물론 이건 하나의 예시일 뿐이고, 차종이나 거주지역, 얼마나 자주 차를 타는지에 따라 비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요.


월 총비용 비교  

    대중교통: 40만원  

    자동차: 152.2만원 (감가상각 포함)  


물론 이건 하나의 예시일 뿐이에요. 특히 요즘은 차량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 차종이나 거주지역, 이용패턴에 따라 비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죠. 예를 들어 3,200만원대 준중형차를 선택하면 초기 구매 비용만 3,624만원이 필요해요. 취득세도 224만원으로 올라가고, 각종 비용을 더하면 매달 고정비용으로 최소 63만원에서 68만원은 예상해야 해요. 주행거리가 늘어나면 당연히 연료비와 정비비도 증가하고요.


� 대한민국의 특별한 교통 환경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중교통 강국이에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2023년 보고서에서 서울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세계 3위로 평가했어요. 지하철과 버스의 연계성, 정시성, 편의성 모두 최상위권이죠.


하지만 특이한 점도 있어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국 가구의 차량 보유율은 2024년 기준 93.7%에 달해요. 더 놀라운 건 2대 이상 보유 가구가 34.2%나 된다는 거예요. OECD 국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죠.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요? 

교통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자녀 교육이나 여가 활동과 관련된 이동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요. 실제로 평일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한 대중교통 이용률은 30% 수준에 그친다고 합니다.




� 자동차 vs 대중교통, 다각도로 비교해볼까요?


비용 측면에서는 대중교통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요. 월 교통비가 자가용 대비 1/3 수준에 불과하죠.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자산 형성이 중요한 시기라면 더욱 그래요. 차량 구매 대신 월 100만원씩 투자한다면, 연 5% 수익률 기준으로 5년 후에는 약 6,600만원의 자산을 만들 수 있어요.


시간 측면에서는 상황에 따라 달라져요. 출퇴근 시간대엔 지하철이 더 빠른 경우가 많아요. 서울교통공사 데이터를 보면, 강남-여의도 구간은 자가용 평균 65분, 지하철 45분으로 나타났죠. 하지만 밤늦은 시간이나 대중교통 취약지역으로 이동할 땐 자가용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요.


자산 측면에서는 차량은 대표적인 감가상각 자산이에요. KB차량시세 분석 자료를 보면, 신차는 5년 만에 가치가 평균 40% 떨어진다고 해요. 3,200만원 차량이라면 월 21만원씩, 연간 8%씩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셈이죠. 반면 대중교통 이용으로 절약한 금액을 투자한다면 자산을 늘릴 수 있어요.


편의성 측면에서는 자가용이 우세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도 상황에 따라 달라요. 도심에선 주차 스트레스가 크고, 음주 후엔 운전할 수 없죠. 반면 아이가 있거나 긴급한 상황이 잦다면 자가용이 필수적일 수 있어요.


� 결국 정답은 없어요. 

차량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생활 인프라'라는 점이에요. 순수하게 경제적 관점에서는 대중교통이 유리하지만, 삶의 질 향상이나 시간의 가치를 따진다면 자동차가 필요할 수 있어요. 


다만 이런 기준으로 선택해보면 어떨까요?  

    현재 자산 상황과 향후 5년간의 재무계획 검토  

    일상적인 이동 패턴 분석 (출퇴근, 여가활동 등)   

    거주지역/직장의 대중교통 접근성 확인  

    차량 유지비용 감당 가능 여부 체크  

특히 요즘처럼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더욱 신중한 선택이 필요해요. 차량 할부금이 월 소득의 1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좋아요. 필요하다면 렌터카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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