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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gito Feb 12. 2024

내가 꺼져줄게

왜 나만 나쁜 놈이 된 걸까?

"그 선배 진짜 별로야. 네가 아까워"


사내연애는 무수한 적들과 싸워야 한다

내편은 한 명도 없다

여자친구의 여자선배들은 조언이랍시고

네가 아까우니 수시로 헤어지라고 했다고 한다

정작 나는 그 사람들을 알지 못했다

대화 한번 안 해본 사람들이 무슨 근거로 나를 폄하하는지

왜 나를 평가하는지.. 지금도 알 수 없다


반면에 남자선배들은 나에게 한마디만 한다

"잤냐?"

똑같은 놈들이다


우리 둘이 만나는데 왜 그리 참견을 하는 건지

걱정한다기보단 남 잘되는 것이 배 아픈 거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여자친구도 그 선배들과 약속 잡기 싫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반복되는 비난에, 오빠는 어떻게 하고 다녔길래

사람들이 안 좋게 애기해?라고 했다

변명할 가치도 없는 억울한 일이다


그녀들은 진심으로 걱정해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일까?

지금 생각해 보면 인맥관리하는 사이 정도인데..

다음에 한번 봐~  이번엔 꼭 보자..

늘 말로만 친한 사이?


한 번은 둘이서 유럽 여행을 10일간 간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휴가를 10일씩이나 가는 사람도 없던 시절이었다

선구자들이 늘 그러 모든 비난과 질타를 받았다

휴가사용은 권리인 것을

사용하라고 준 권리를 사용하는데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사내 커플은 사내커플들끼리 어울리게 된다

서로 모두 알고 비슷한 시련을 겪어서?

그런데 이게 더 독이 된다


"우리 오빠는 상무님이 너무 좋아해서..

이번에 빠르게 승진한대!!"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시련이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더 잘 풀리면

상대적으로 나는 부족한 사람이 되고

그것을 같은 직장이기에 여자친구는 바로 알게 된다

그리고 자존심 상해한다


결론적으로 나중에

나는 팀장이 되었고

그 상무가 좋아한다던 선배는 지금 승진누락되었다

지금도 잘 난 척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땐 그랬다


이래서 연애는 비밀로 해야 한다

상관없는 사람들이 상관을 하려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둘인데

중요하지 않은 것들 배려해야 한다

그러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만다


모든 시작은 두렵고

끝은 항상 슬프다

답은 정해져 있다


그래도 사랑은 그 자체만으로도 해볼 만한 것이다

아픈 기억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지라도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대로 내가 꺼져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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