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공고를 보면, 논리적인 사고에 능하고 데이터 분석을 잘하는 사람을 찾는 공고가 많이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시대에, 데이터로부터 의미를 찾아내는 능력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이왕이면 데이터 분석 능력에 한 가지 능력을 더 갖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가설을 세우는 능력이다.
과학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말이 '가설과 검증'이다.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은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과학뿐만 아니라 기술과 기획의 영역에서도 대체로 '가설과 검증' 메커니즘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검증'의 영역은 보통 체계화가 이루어져 대부분의 사람이 잘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반면, '가설'의 영역은 체계화가 어렵고 직관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훌륭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대체로 좋은 가설을 세울 줄 아는 사람이었다.
데이터가 어떤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고객이 어떤 행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정도는 경쟁자들도 다 알아내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은 고객이 어떤 행동을 많이 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왜 그 행동을 더 많이 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그런 고객들을 다른 행동으로 유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내는 것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상상은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이해, 세대에 대한 이해,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수많은 데이터 분석가들 중에서도 더 돋보이는 분석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