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사람들은 영원한 것을 참 좋아해. 진시황은 영원한 삶을 살고자 했고, 기술자들은 영원히 움직이는 기계를 만들고 싶어 했지. 우리 조상들도 돌 같은 것의 변하지 않는 모습을 시로 읊으며 칭송하고는 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고, 언젠가는 다른 형태로 바뀌게 되어 있어. 심지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 우주도 언젠가는 다른 모습으로 변할 거야.
영원한 것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보면 그것은 오히려 축복일 수도 있어.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더 나은 것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게 되고, 낡은 것을 밀어내고 새로운 것이 자리를 잡게 되기도 하니까. 더 나은 기계를 만들고 더 나은 사회 제도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승승장구하던 인물이나 회사가 새로운 인물과 회사에게 자리를 넘겨주기도 하지.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에 명심해야 하는 것이 두 가지 있어. 그 첫 번째는 눈앞의 현실을 너무 뒤쫓지 말라는 거야. 세상이 변하면 세상이 원하는 가치도 같이 변해. 그래서 지금 유망해 보이는 일이 미래에는 유망하지 않을 수도 있어. 아빠가 하고 있는 프로그래밍만 해도, 한때는 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았다가 일이 힘들어서 하고자 하는 사람이 크게 줄었던 때가 있어.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프로그래머가 많이 필요해져서 대우도 좋아지고, 다른 일을 하다가 프로그래머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지. 그런데, 이제 AI가 프로그래밍을 직접 하기 시작했으니, 10년 후에는 다시 프로그래머가 별로 필요 없는 직업이 될 수도 있어.
그러니 지금 유망하다고 하는 것, 좋다고 하는 것을 너무 쫓아다닐 필요는 없어. 그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것, 내가 이루고 싶은 것들을 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어떤 가치를 보유하고 있을지 고민해보면 좋겠지. 환경이 빠르게 변할수록 나 자신을 단단히 하는 것이 중요하거든. 튼튼한 배는 어떤 파도에도 방향을 잃지 않으니까.
한 가지 더 명심했으면 하는 것은 행복에 대한 거야.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서로 연락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멀어지고 어색해지지. 행복은 그런 친구와 같아. 계속 연락하고, 계속 관계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나와 점점 멀어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내 곁에 영원히 머물러 주지는 않아. 그래서 우리는 계속 새로운 행복을 만들어 나가야 해. 그것이 행복을 지속하는 유일한 길이야.
어떤 유명한 사람이 행복은 '얼마나 크게 느끼는가'보다 '얼마나 자주 느끼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했어.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은 아주 현명하게 행복과 관계를 맺는 방법인 것 같아. 비록 소소하지만, 자주 행복을 만날 수 있으니까.
아빠는 너희들이 영원히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러기 위해서 매일매일 작은 행복을 찾고 만들어 갔으면 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 매일매일 새로운 행복을 만날 수 있다면, 행복을 아주 오래, 어쩌면 영원히 곁에 둘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