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한테 절대로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아이와 하루 종일 부대끼다가 화를 참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건강을 위해서 단 음식을 멀리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달짝지근한 음료를 마시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고 있어도, 막상 그렇게 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게 살지 못하게 누가 방해하는 것도 아닌데, 나 자신의 마음을 이기기가 정말 어렵다.
어떤 사람은 '내일부터 다이어트할 거야'라는 말을 달고 산다. 어떤 사람은 '다음 주부터 꼭 운동할 거야'라는 말을 매주 한다. 그런 말을 한 두 번 듣는 게 아닌 사람들은,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핀잔을 주기도 한다. 아니면 그냥 무시해 버린다. 이번에도 말 뿐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마 이번에도 그 사람은 다이어트를 못하고 운동을 안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사람의 말속에는 '다이어트하고 싶다', '운동하고 싶다' 같은 소망이 들어있다. 비록 실행으로 옮기고 있지는 못해도,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 스스로 다짐을 반복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때, 그 말이 타인을 기만하기 위해 하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를 위한 다짐인지 구별할 필요가 있다. 좋은 사람인 척 남을 속이기 위해 하는 말이라면 그 사람을 멀리하는 게 좋다. 하지만, 스스로도 좋은 삶을 살기 위해 하는 다짐 같은 말이라면, 응원해 주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그런 응원은,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그 사람의 소망을 이루는 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응원해 주는 사람에게 호의와 감사를 느끼게 된다. 듣는 사람에게도 좋고, 말하는 사람에게도 좋으니, 응원해 주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