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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말

by 취한하늘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 이 수근이나 김 희철이 서 장훈의 재산을 과장되게 얘기하면 서 장훈이 하는 말이 있다. 바로, 1000명 중 한 명은 그 말을 진짜로 믿는다는 것이다. 아마 실제로 그걸 사실로 믿는 사람 때문에 곤란한 일을 겪어봤을 것 같다.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누군가는 가볍게 던진 말인데,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타인에 대해 평가하는 말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OO는 변덕이 심해'라는 말을 농담처럼 할 수 있다. 카페에서 주문하는 음료가 매번 바뀌는 것을 보고 그렇게 얘기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말을 통해 OO는 변덕이 심한 사람이라고 확정해 버릴지도 모른다. 심지어, '변덕이 심하다'는 말을 여러 번 농담처럼 하고 다녔다면, 어느새 조직 내에서 OO는 변덕이 심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만 잘 살펴봐도, 타인에 대한 평가가 좋은 유흥거리가 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일상생활 속에서의 대화, 특히 조직 내에서의 대화에서 이루어지는 평가는 단순히 유흥거리로만 소비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조직 내에서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언제나 서로를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 대한 단서가 단순한 농담으로 소비되기 어려울 수 있다. 심지어, 분명히 농담으로 들은 이야기조차, 시간이 지나고 나면 농담이었다는 사실만 쏙 빼고 기억에 남아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타인에 대해 평가하는 말은 조심해야 한다. 특히, 가벼운 자리에서 더 조심해야 한다. 공식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과정이라면 서로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말을 하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가벼운 자리에서는 내가 하는 말에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된다. 그래서, 타인을 평가하는 말도 무심코 던져버릴 수 있다. 그러니, 가벼운 자리일수록 누군가에 대해 평가하는 말은 조심하자. 만약 유흥거리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연예인 같은 유명인들 얘기를 꺼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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