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규윤 Jan 04. 2021

5. 첫 만남의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소개팅 하수에게 하수가5

  드디어 만날 날과 시간을 정했다. 그런데 첫 만남의 장소는 어디가 좋을까? 첫 만남의 방법은?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한 당신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첫 만남은 식당에서


  만날 날과 시간을 잡은 후 이제 남은 것은 어디서 만날 것인가, 장소를 정하는 일이 남았다. 가끔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장소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냥 가까운 곳에서 보면 되는 것 아닌가?’, ‘가볍게 차 한 잔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렇게 장소의 중요성을 간과한 채 아무 곳이나 잡다 보면 첫 만남부터 단추가 잘못 꿰일 수가 있다.


  심리학 용어로 ‘오찬 효과’라는 것이 있다. 밥을 함께 먹거나 대접을 받으면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증가한다는 효과이다. 소개팅에서 첫 만남의 장소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처음 만난 사이에 상대가 나에게 호감을 가지길 원한다면 함께 식사를 즐기는 것은 굉장히 효과적인 방안이다. 그러므로 다른 마땅한 장소가 없다면 분위기 좋고 근사한 식사 장소를 찾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어떤 식사 장소를 찾아야 할까? 상대에게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싫어하는지 취향을 묻고 그에 따른 장소를 찾을 필요가 있다. 간혹 ‘이곳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상대의 취향을 묻지 않고 바로 장소를 정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그곳을 좋아할 수도 있지만 상대가 자신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주려면 취향을 먼저 물은 후 자신이 알아봐도 되겠느냐라고 제시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는 소개팅을 할 만한 분위기 좋고 근사한 곳 몇 군데를 찾아보는 것이다. 이때 후보지를 몇 군데 추려 놓는 것이 중요한데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상대가 나를 위해 장소를 알아보겠다고 한 후 몇 군데의 후보지를 제안한다면 ‘이 사람이 나를 위해 정말 열심히 알아봤구나.’, ‘이 중에서 몇 군데만 고르면 되겠구나.’라고 고마운 마음이 들 것이다.


  또한 제안을 받는 입장에서 한 곳만 후보지가 있는 것보단 여러 곳이 후보가 있는 게 조금 더 내가 원하는 선택지를 고를 기회가 있어 기분 좋은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선호하지 않는 식사 장소를 가는 것보단 내가 선호하는 곳을 가는 게 더 끌리기 때문이다.


  이때 첫 연락에서 상대에게서 취향을 확인 후 두 번째 연락에서 장소를 제안하고 정하거나, 두 번째 연락에서 하루나 이틀에 걸쳐 장소를 제안하고 정해도 된다. 너무 잦은 연락만 아니라면 어떤 선택을 해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대화의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정하기 나름일 것이다.


  또한 장소를 정할 때면 내가 가기 멀더라도 가급적 상대가 오기 편한 곳으로 배려해주는 것이 좋다. 정말 좋은 곳이 있어도 거리가 너무 멀거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상대는 지쳐 버린다. 호감을 조금 더 쌓고 난 이후라면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상대를 만나 보지도 못한 첫 만남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만나 보기도 전에 지쳐 버리고 혹여 교통 체증이 발생하거나 하면 아무리 좋은 곳이라도 짜증부터 날 수도 있다.(평일 퇴근 후라면 더 할 것이다.) 또한 상대가 나를 위해 내가 가기 좋은 곳까지 와준다는 것만 해도 깊은 배려심에 호감을 느낄 수 있다.


차를 타고 함께 이동해야 할까?


  드디어 장소를 정하고 나는 그곳으로 가는 시간과 경로도 모두 파악하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모든 것을 끝냈다고 홀가분해 할 때, 간혹 주변에서 이런 조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의 집, 직장 쪽으로 가서 차를 태워주고 장소로 이동해라.’라는 조언이다. 그것이 매너 있고 상대를 배려해주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필자의 경험과 여자사람친구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보겠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그런 제안을 하면 모든 상대가 다 거절하였다. 알아서 그곳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괜히 퇴짜를 맞은 기분이 들고 제안을 한 나도 제안 자체가 부담이 되며 한편으로는 거절의 말을 듣고 안도가 되었다. 모르는 사람을 차에 태운다는 것은 나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머물고 개방된 공간인 식당과 다르게 차 안은 둘만이 존재하게 된다. 가는 동안의 숨막히는 정적과 운전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게 돼서 상대가 나에 대해 호감을 가지지 못하는 게 아닐까?라고 스스로도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상담한 여자사람친구 또한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였다. 남자가 만나는 첫날 데리러 오겠다라고 하면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 줄 알고 둘이서 차에 타며, 만나 보지도 않은 사람이기에 어색하고 부담스러우며 과한 친절이라고 여기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기도 차도 있고 충분히 갈 수 있고 장소도 가까운데 왜 굳이?라는 반응이었다.


  물론 사람들마다 각각 생각하는 바가 다를 수 있으며 상황과 만나기 전 호감도에 따라 이와 같은 생각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충분히 이런 리스크를 극복하고 상황을 리드할 수 있는 고수가 아니라면, 하수는 이런 리스크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불확실함에 괜히 리스크를 지는 것보단 안전하게 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그러므로 필자는 첫 만남에서는 식당에서 바로 만나는 것을 추천한다.


식당에 먼저 도착했을 때의 장점


  또한 식당에서 바로 만나는 대신 일찍 식당에 도착했을 때의 장점을 생각해보자. 상대를 차로 데리러 가는 것 대신 식당에 일찍 도착한다면 상대보다 늦거나 지각을 해서 호감도를 깎는 상황을 면할 수 있다.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를 30분 동안 기다려본 적이 있는 필자의 경험으로는 이것이 훨씬 위험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식당에 일찍 도착한다면 자리와 메뉴를 확인하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그런 것을 미리 체크해 둔다면 상대가 도착하였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잘 이끌어갈 수가 있다.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잘 나가는지, 이곳엔 무엇이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등. 상대에게 나의 노력과 매너를 각인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화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으니 더 없이 좋은 장점이다.


  또한 옷이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머리와 얼굴 상태는 괜찮은지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지 않을까? 물론 필자의 말을 맹신할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필자도 하수다. 자신의 상황과 상대의 상황 등을 잘 파악한 후 장소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소개팅에 나서도록 하자.


다음 주제-6. 두근두근 소개팅, 어떤 복장을 해야 할까?
주의-필자의 말은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하며 정답이 아니니 유의 부탁 드립니다.
이전 06화 4. 소개팅 시 연락처를 받고 어떻게 연락해야 할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