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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븐 킹 Jan 10. 2021

안산 나들이


안산식물원에 가려고 나섰다. 내비를 찍으니 33분 거리다. 막상 도착하여 들어가려고 보니 코로나로 폐쇄 중이다.

짜증이 났지만 곧 기분이 풀렸다. 공원으로 걸어가는데 귀여운 조각상들이 보여서다. 분수에 있는 조각상들이 꼭 장난꾸러기를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유쾌해졌다. 온통 눈밭을 뽀드득거리며 걷는 기분도 좋았다. 햇살이 따사로워 춥다는 느낌이 덜했다. 집에 있는 것보다는 야외로 돌아다니며 운동을 한다 생각하니 일석이조라는 생각이다.



조각 공원의 조각상들은 모두 재미있다. 역동적인 조각상 앞에서는 나도 같은 흉내를 내 보기도 하고 그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며 작가를 폄훼하기도 하며.


단원의 그림으로 널려있는 곳이 있다. 노적봉 인공폭포에 가느라 찾다 보니 청소년 수련관까지 갔다. 화장실이 급해 아무리 들어가려 해도 동파 위험으로 막아놓았다.


겨울철 동파 위험이라지만 겨울 공원에 가면 갑자기 대소변이 안 나오기라도 한다는 말인지 안산 시청에 건의하고 싶었지만 뭐~ 안산 시민도 아닌 주제라서 속으로만 원망했다.

조각상


조각상


나들이길



노적봉 오르는 길

노적봉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길은 순조롭다. 의외로 미끄럽지도 않다. 얼지 않고 눈이 풀풀 날려서 밑에 낙엽들이 올라와 길에 솔잎을 뿌려놓은 듯하다. 땀이 나고 장갑 속 손가락들은 덥다고 아우성이라 벗고 올랐다. 정상에는 바위가 주로 있고 나무들 사이로 안산 시내의 건물들이 보인다.


노적봉 인공폭포 쪽으로 가니 매점이 있고 화장실을 개방해 놓았다. 그제야 답답했던 마음이 누그러졌다. 폭포는 정지되어 있지만 그 끝에 고드름과 눈이 쌓인 풍경이 들어온다. 폭포 위쪽으로 길이 있어 올라가니 고드름이 예술로 매달려 있는 풍경이 경이롭다.


노적봉 인공폭포



노적봉 인공폭포에서 내려본 풍경


조각상

갔던 길 다시 돌아오다 성호 박물관에 들어가니 입구에서 관리하는 젊은 남자가 졸다가 후다닥 우리를 맞는데 좀 미안하다. 곤한 졸음을 깨운 것 같아.


2층으로 올라가 관람을 하려다 해설사 문구를 발견하고 물어보니 지금은 비 대면해야 해서 해설은 곤란하다더니 조금 연세가 있어 보이는 해설사께서 우리에게 이익 성호 실학자를 길게 소개한다.


학교 다닐 때 국사시간에 그리도 외웠던 '성호사설'을 보았다. 노론이라 역적으로 몰리기까지 한 이익의 아버지 이하진은 늦은 나이 (53세)에 본처가 죽자 후처를 얻어 성호를 함경도에서 낳았지만 8개월 때 돌아가셨다 한다. 그래서 아버지 고향인 안산으로 돌아와 공부에 전념하다 과거시험을 보았지만 떨어졌다 한다. 29세 이익은 시험에서 100점이었지만 당파싸움으로 불합격을 시킨 경우라고 했다. 퇴계 이황을 받들어 실학자로서 실사구시 대가로 평생을 실학연구에 몰두하셨다 한다.

거문고


성호사설


이익의 셋째 형인 이서가 제작하여 연주하던 거문고는 나무가 아주 귀하던 때라 한다. 먹고살기 바쁘고 땔감이 없던 시절이라. 벼락 맞은 나무로 만든 악기인데 그 나무가 수축이 되어 악기로 좋다고 했다. 여주 이 씨인 이익의 가계도를 설명해 주는데 모두 높은 벼슬에 학문을 사랑하는 집안이었다고 한다. 이익의 묘도 안산 성호 박물관 근처에 있는데 해가 저물어 못 보고 돌아왔다. 안 하던 역사 공부를 하고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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