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컨시드를 주고받는다. 안 주면 오히려 왜 안 주냐며 퍼터를 갖다 대는 시늉까지 한다. 6~7분 밖에 안 되는 티오프 시간 간격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꾸물댈 시간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어떤 때는 주변 경치 한번 못 보고 앞팀 뒷팀 생각해서 급하게 쫓아가고 달아나야 할 때도 있다.그래서일까?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코리아 스타일 골프에 익숙해져 우리는 인심 쓰듯 후하게 컨시드를 주고 그걸 또 당연시 여기는지 모른다.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동반자를 잘 만나 플레이 속도가 빠를 때가 있다. 그때는 컨시드를 받더라도 홀아웃까지 해보는 기회를 잡기도 한다, 또한 노캐디 플레이에서는 무조건 홀아웃을 하자고 동반자들과 미리 약속을 하고 시작한다.
사실 이번생활체육지도자 실기 테스트에서처음 홀아웃을 경험했는데 컨시드에 길들여진 나에게는 너무 힘든 과정이었다. 컨시드 거리에서 몇 개 펏을 아쉽게놓였고,심지어 마지막 홀에서는 2미터도 안 되는 버디펏을 3 펏하며 코앞에서합격증을 발로 뻥차버리기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지금까지 한 골프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날 감독관이 내게 카운트펀치를 던졌던말이 있다.
"사장님, 기회 되면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해 보시죠"
허무하게 테스트에 떨어지고 집에 오자마자아마추어 골프 대회를 검색했다. 왜 지금까지 이걸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가장 빠르게 참가할 수 있는 클럽대회 하나를 찾았다. 매월 치르는 클럽 예선전 대회였는데 홀아웃 해야 한다는 대회룰이 마음에 쏙 들었다. 마커와 플레이어가 스코어카드를 작성하고, 공인구 사용해야 하며 구제구역에서도 클럽길이 지켜가며 정확하게 드롭해야 하는 규정까지 있었다, 무엇보다 홀아웃 원칙이 내게 가장 큰 변수였다. 이런 대회룰은 처음이라 확실히 긴장감이 있어 새로운 느낌이었다. 6월 장마철이라 대회중간 비가 내려 망치긴 했지만 참가하길 잘했다. 그렇게 준비 없이 갑자기 내 인생 첫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참가했고 골프에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다. 곧바로 다른 대회에 등록했고 첫 대회에서 실수했던 숏퍼팅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연습을 했다. 롱펏 거리감연습과 1,2,3m 거리에서 똑바로 보내는 연습을 지겹도록 했다.
첫 대회에 이어 스마트스코어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참가했다. 10월 플레이오프 컷오프 인원을 뽑기 위해 3월부터 예선전을 치르고,지역별 플레이 오프전에서 다시 본선진출자를 뽑는데 말 그대로 본선은 전국대회다.
이밖에도 아마추어 대회가 많다. 아직 대회 참가할 정도의 실력이 되지 않지만 긴장감을 이겨내고 평정심을 찾을 수 있는좋은 경험이 되지 싶다.
아마추어 대회는골프의 또 다른세상이다. 진지함이 있고, 골프 고수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대회 참가를 위한 연습방법이 달라졌고, 그라운드에서 홀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