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 없이 사라진 위로들에 관하여
터덜터덜, 억지로 끌고 들어온 몸이
쓰러지기 직전 마지막 기운을 다해
향초에 불을 지핀다
하나의 의식이라도 되듯
마음이 지치고 숨 쉬기 힘겨운 날엔
기운을 짜내 향을 밝힌다
이내 허락이라도 받은 듯
침대 위에 쓰러져 까무룩 잠이 들었다
이제는 흐릿해졌을 거라 믿었던 기억은
용케 나의 무너짐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고,
무의식 속 나는 여전히
슬픔과 싸우며 너의 눈빛을 살핀다
아픔을 감추고
애써 웃어야 했던 날들이
너무 무거워졌을 즈음
현실을 잇는 작은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아주 긴 시간, 세상 너머를 떠돌았구나
조금 씁쓸하게 조소가 새어 나온다
“너는 여전하구나. 그리고, 나도.”
어젯밤 켜둔 향초는
언제 꺼졌는지도 모르게
차디차게 식어 있다
나를 위로하던 나만의 의식이
나를 외면한 것만 같은
그 조용한 슬픔이,
공허한 시선을 무겁게 짓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