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기가 뒤척이는 소리에 방에 들어갔는데
무심코 잡은 손이 차가운 거야.
그 순간 심장이 저릿하면서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
밤에 추웠어? 나도 모르게 울먹거리면서 온도를 높였어.
사실 무슨 큰일이 난 것도 아닌데 그런 반응이 나오는 내가 너무 황당했어.
그 순간 깨달아졌어.
내가 추운 겨울에 바쁘다며 머리도 제대로 안 말리고 달려 나가고
현관에 쫓아와서 내밀던 목도리를 귀찮다는 듯 뒤로했던 많은 날들..
엄마는 그 하루하루 나 대신 추웠겠구나.
나가서 가방을 열면 언제 넣었는지 모르게 자꾸만 들어 있던 스카프와 주전부리들은
내가 그때 이미 다 아는 줄 알았지만 전혀 알지 못했던 따습다 못해 뜨거운 사랑이었구나.
나는 엄마의 그런 행동들을 종종 쓸 데 없는 걱정이나 기계적인 습관 쯤으로 치부했던 것도 같아. 멍충이.
언제 또 넣어놨어? 하면 마치 몰래 넣기 게임에서 이기기라도 한 듯 훗 하면서 신나 하던 미소는
엄마의 안심이었구나.
그 덕에 나는 그때 춥게 하게 다녀도 추운 줄 잘 몰랐나 봐.
요새는 이상하게 꽁꽁 패딩을 입고 나가도 나 혼자 추워.
다음에 나갈 땐 스카프를 꼭 둘러볼게.
엄마 마음이 춥지 않도록.
내가 추우면 엄마가 훨씬 더 속상하단 걸 이제라도 알았으니까.
엄마가 이 곳에 없어 나는 하릴없이 자주 추워지지만,
목을 감싸면 몸 전체 온도가 올라가는 거라고 수백 번도 더 말해주던 엄마의 마음은
여기 내 안에 남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