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늘은 뭐 하고 놀지

에필로그

by 바카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가 성장할수록 부모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계실텐데요, 저 역시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면서 부모가 아이의 일방적인 보호자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아이 역시 부모의 보호자가 되어가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아요. 내가 아이와 놀아준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저랑 놀아줄 때도 많았고 제가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아이가 부모 마음을 헤아리고 부모가 원하는 것을 알고 그대로 해줄 때도 있었어요. 뒤늦게 그걸 알아차리게 되면 아이에게 참 고맙고 미안하고 그러더라구요.


그동안의 육아일기를 한장 한장 펼쳐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내가 아이를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고 노력하는 엄마였다고 자부하며 살았는데 다시 육아일기를 보니깐 그게 아니었더라구요. 아이가 나를 성장시켜주었고, 더 나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해주고 있었던 거였어요. 별 거 아닌 놀이에도 함박 웃음을 지으며 행복해해주고 재미없는 놀이에도 반응해주는 아이의 모습에 어쩌면 나를 위한 놀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나의 자만과 오만함을 알게 해준 아이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아이와 꼭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서 대단한 놀이가 아니어도 아이와 함께 눈을 마주치고 진심으로 정서적 교감을 하면서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의 동반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든 부모가 행복한 육아를 하길 바라며...





keyword
이전 09화아이는 스스로 잘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