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엄마

by kim ssun

나는 세일을 좋아한다. 제값을 내고 사기보다 좋아하던 물건들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사는 것을 더 좋아한다. 물론 모든 것을 다 그렇게 사지는 않지만 특히 제일 사고 싶은 것들은 좀 더 기다렸다가 사는 편이다.

그래서 클리어런스 세일과 B급정리 세일을 좋아한다. 연말을 사랑하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나의 그런 성향을 보며 청승맞다 느끼기도 하고 구차하다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세일품목을 사면서 뿌듯할 수 있는 것은

맘에 드는 제품이 나중에도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유로는 급한게 아니라면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사지 않는다.



그런 나의 성향은 나의 삶과도 비슷하다.

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잘 만든다. 손재주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대충 하고 싶은게 생기면 유투브를 보며 원자재를 찾아내 스스로 깨우치고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상담프로그램을 만들때 가장 큰 장점이였다.그런데 나의 장점에는 한계가 있다. 딱 그만큼이라는 것이다. 장사를 하기엔 아쉽고 그냥 취미이기엔 괜찮은 느낌.


그래서 다들 돈을 들여 강의를 듣고 배우는 것인가 보다. 막상 가보면 다 아는 것 같은데도 그 한끝이 부족함을 느낀다. 이생각은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전업주부의 삶을 택하고 창업을 알아보며 육아를 하는 나에게

가시가 되었다. 꼭 내가 B급인것 같았다.

B급 : 일급품은 아니지만 그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

분명 사전에는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했지만 나 스스로가 그 가치를 무시하고 있었다.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잖아.


이 생각이 나를 가시돋게 하고 나를 작아지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상담을 하기 때문에 아이를 잘키울 것이라고 했지만 내가 볼때 부족한 모습이 많았다. 잘 키우고 있는데 그럼에도 어긋나고 삐걱거리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집안살림도 내 미래를 위한 투자도 그 어느 것 하나 잘해내고 있지 않다고 느껴지는 하루하루였다. 이는 나의 그러던 어느날 운전을 하던길에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과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들이 어쩌면 내가 최선을 다하기에 그렇게 느끼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부족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삶이였다. 매일 아침이면 아이를 보내고 문화센터를 다니며 무엇이라도 배우려고 애쓰고 있었고 누구보다 엄마의 역할을 잘해내고자 했고 아내로서 딸로서 며느리로서 나를 열심히 채워나가며 살고 있었다.


그런 나의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니 더이상 B급이라는 말이 날 깍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치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느껴지며 나를 이해하고 스스로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썬, 너 잘하고 있어. 조금 천천히 가는거야. 너의 안목을 너의 능력을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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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