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은 시청률을 위한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단 시청률이 높아야 프로그램이 살아남기 때문일 것이다.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편성되는 프로그램을 보면 종편 방송의 트로트 경연을 제외한 나머지 프로그램은 젊은 층 위주이다. 그래서 60∼70년대 팝 음악이나 흑백영화 정취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넷플릭스로 찾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특히 세찬 바람과 함께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면 더더욱 흑백영화만이 가지고 있는 짙은 감성이 그리워진다.
그중에서 1953년에 개봉된 《지상에서 영원으로》라는 영화는 몇 번이고 보았던
명화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주 가끔 TV에서 귀하게 방영하곤 하였는데 최근에는 자취를 감추었다. 이 영화는 일본이 진주만 공습 직전 호놀룰루 근처에 주둔했던 병사들의 삶을 다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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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는 사랑과 남녀 간의 우정, 명예욕을 전쟁을 소재로 삼았다. 그중 잊지 못하는 장면은 ‘데보라 카’와 ‘버터 랭커스터’가 바닷물이 밀려드는 백사장에 누어 키스하는 장면이다. 나는 이 장면을 넘어설 만한 영화 장면을 아직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20대를 사로잡은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있다.
또 하나는 권투선수 ‘프로이스(몽고메리 클리프트)’가 억울하게 죽은 ‘안젤로(프랑크 시나트라)’의 죽음을 기리며 눈물로 연주하는 “밤하늘의 트럼펫”소리이다. 어두운 밤하늘을 가르는 트럼펫 소리와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연기는 그 시대 살아온 우리를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