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트콜라보레이션이란 무엇인가?
좋은 아트콜라보레이션이란 무엇인가?
첫째도 둘째도 수익성, "예술과 커머스의 융합"
이 이미지는 우리가 기획전을 마친 후에 그 결과보고의 의미로 참여한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걸렸던 전문이야. 나의 개똥철학을 주절거린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이번 기획전을 통해 엘디프가 무엇을 잘 하려고 했고 그게 어떤 의미인지를 기록하고 싶었는데 쓰다 보니 좀 오글거려지긴 했어.
아트콜라보레이션은 심미성과 신규성을 강조하려다가 감상의 대상으로만 남는 이미지로만 남아버리기도 하고, 실제로 경제적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이거는 소모성 홍보비다!'라고 생각하면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남아버리고 사라지곤 하더라고. 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수익까지 창출하는 단계로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정말 뼈가 저리고 시리게) 잘 알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이 이 결과물을 감상하고서 우리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듣거나 보는 것 만으로도 좋겠다, 손해 나는 사업일지라도 나중에 다른 프로젝트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라도 남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긴 해, 나도.
그렇지만 아트콜라보레이션은, 특히 기업 간 협력이라면, 늘 커머스를 생각하며 움직여야 한다고 믿어. 전시를 통해 원화를 판매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도 좋고 더 많은 관람객이 와서 입장료 수익이 늘어나는 것도 좋지.
종국에는 생명력 있는 지식재산(IP)을 창출해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지식재산(이상 저작권 혹은 IP라고 표현할게)이 발생한 이상, 이걸 또 가만히 내버려둘 필요도 없어. 아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추가적인 수익을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야 훌륭한 작품이 한 번 보고 마는 이미지로서 소비되거나 단 한 명의 콜렉터에게 독점 되어 감춰지지 않고 더 강력한 가치를 갖게 되는 거야. 어떤 사람들은 원화는 원화로만 남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유명한 작품일 수록 더 많은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더 많은 상품으로 만들어지다 못해 무소부재할 정도로 다양한 영역에서 IP로 재판매 되고 있다는 것은 그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생각해. 실제로 내 주변에 잘 되어 가고 있거나 잘되다 잘되다 아주 우주대스타까지 된 여러 작가들을 보면 무수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작품 IP를 활용하더라고.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IP의 수익화는 처음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 어렵지 한 번 수익이 발생한 IP는 그 수익이 누적될 수록 가속되어서 치고 나가는 경향이 있거든. 그게 다른 기업들이랑 협력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어렴풋이 상상하면서 '아트콜라보레이션 사업'이라는 걸 분류해보고, 한 번은 LX하우시스랑 상품 개발을 해서 판매해 보기도 하고, 한 번은 롯데월드 화랑에서 전시를 개최해보기도 하고, 한 번은 건국대학교 더클래식500의 달력에 들어갈 작품을 납품해보기도 했지.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담아본 적이 없어서 '아 뭔가 더 좋은 게 있지 않을까' 목말라 하던 차,
<2023 서울스카이 오픈이노베이션 기획전>을 진행하면서 드디어 생각의 조각들이 모아진 거야. 기왕에 각 영역에서 좀 친다는 기업들이 예술이라는 주제로 협력을 했다면 새로운 예술 IP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종국에는 진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명력 있는 IP를 만들어내야 좋은 아트콜라보레이션이라고, 문장으로 적을 수 있게 되었어.
예술과 커머스가 융합해 생명력 있는 지식재산(IP)을 창출해야 한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서 파트너사가 활용할 수 있는 지식재산(IP)으로서의 아트웍을 창조하고 그 IP가 아트웍 판매가의 수배를 넘어서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좋은 아트콜라보레이션이라고 오글거리게 적어 놓긴 했는데 '엘디프가 그만큼 잘한 아트콜라보레이션이 있나?' 생각해보면 잠깐 주춤하게 되긴 해. 근데 우리 사업 자체가 원화 판매가를 훌쩍 넘어서는 에디션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생명력 있는 지식재산' 만드는 것은 우리 전문 영역이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어.
특히 우리는 이미 유명한 IP에 기대서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이 나름 큰 자랑이다! 우리가 다루고 있는 IP 중에 이미 유명한 작가의 IP도 많고 그 IP들이 가져오는 수익이 많은 것은 사실이야. 그런데 우리가 다른 기업과 다른 매출 측면의 특징이 있다면 신진 작가의 IP라도, 아직 대중적으로 공개된 적 없는 신규 IP라도 우리가 봤을 때 가능성 있고 팔릴 것 같아서 수익화 작업에 들어가고 있고 그 중 몇몇은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훌륭한 Cash cow로 작동하게 만들었다는 점이야. (자, 여기까지 읽은 당신이 예술기업과 협력을 고민하고 지금 당장 이메일 주세요! info@L-diff.com)
" 예술과 커머스가 융합해 생명력 있는 지식재산(IP)을 창출해야 한다. "
좀 거창해보여도 엘디프가 나름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할 것 같지 않아?
조정은&최승윤 - 사랑은 은하수를 타고
덕업일치 Issue No.3의 커버로 선보인 사진은 조정은&최승윤 부부 작가의 <사랑은 은하수를 타고>의 IP가 적용된 상품의 디테일 컷이다. 두 작가의 전시는 기회가 될 때마다 꼼꼼히 챙겨보는 1인으로서, 두 작가가 콜라보 작품을 만들기 시작하고 그 작품들로 2인전을 펼치는 것을 보고 적잖이 신선하게 느꼈다. 롯데월드와 협업 기회가 생겼을 때 이 부부작가의 콜라보 작품이 꼭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그것이 실현되어 더욱 기뻤던 기억이다. 최작가가 캔버스 가득 펼쳐놓은 별빛 가득한 파란 물결을 가르며 최작가는 바나나 우주선을 타고 앞서는 빨간 팬지, 그리고 그 위에 폭신하게 안착하겠다는 마음으로 낙하산을 펼친 듯한 노란색 꼬마 팬지를 그려 완성되었다. 귀여우면서도 강력한 힘이 느껴지는 이 콜라보 작품이 서울스카이 프로젝트에 함께 걸려준 덕분에, 그리고 IP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가진 아트상품을 만들어서 더 완성도 있는 아트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선정해보았다.
작가 노트 - 사랑은 은하수를 타고, 117x91cm(액자 포함: 127x101cm), 2023
우주를 건너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빠른 우주선? 외계인의 기술?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수많은 변수를 이겨내며
우주를 여행하기 위해 결국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사랑이 있을 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