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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에필라 May 22. 2023

또 두 줄이다!

2차 동결이식 후 증상

일차이식 때는 통증이 있었는데 이번 이식은 할 때도 안 아팠고 당일과 다음날까지 아무런 통증이 없었다.

이식 당일에는 집에 와서 낮잠 좀 자고 평상시처럼 생활했다. 둘째 날에는 남편과 함께 예약해 놨던 레스토랑에 갔다. 왔다 갔다 하면 차만 4시간 정도를 탔다. 평상시와 달리 멀미를 하는 걸 느꼈다는 것만 다를 뿐 이식했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증상이 없었다. 남편이 운전할 때는 조수석에서 안 자는 편이다. 그런데 차에서 졸음이 밀려와서 잠이 들었다. 잠이 많아진 것 같다.


이식 셋째 날, 새벽에 일어나서 오줌을 싸고 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오줌을 쌌다. 오줌을 쌌는데도 방광이 안 비워지고 소변으로 꽉 차있는 기분이 들었다.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내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자고 있어서 감기에 걸렸나 걱정해 줬다. 몸이 뜨겁고 땀난다면서 유난스럽게 굴었지만 감기 걸린 몸상태는 아니었다.


아랫배가 당기는 느낌이 났다. 구겨진 옷감을 팽팽하게 펴는듯한 느낌이다.  사실 난 지금 카페인 금단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시원한 아아 한잔 마셨으면 소원이 없겠다. 이식 후 최대한 착상에 도움 되라고 대추차도 마시고 커피도 안 마시고 있다. 커피를 시켜버릴까 봐 카페 가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


이식 4일 차

드라이브스루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한 시간 거리의 교외에 가니 기분전환이 되었다. 컨디션은 좋았고 아무런 몸의 변화는 없는 것 같았다. 평상시와는 다르게 조수석에서 멀미를 조금 했다. 저녁에 자려고 누우니 아랫배가 살짝 팽팽해지는 느낌이 다였다. 이식했어도 남편과 할 수 있는 한 많이 데이트하고 싶다.


이식 5일 차

아랫배가 당기는 느낌이 조금 든다. 낮잠을 잤다. 오줌이 자주 마려웠는데 오줌을 싸고 나서도 방광이 여전히 꽉 차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랫배가 팽창된 것 같았다.


이식 6일 차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듯한 기분이 계속되었다. 오줌도 자주 싸고 낮잠도 잤다. 아랫배가 신경 쓰여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빈혈증상도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저녁, 남편과 갈비를 먹으러 드라이브 겸 떠났다. 추운데 따뜻한 담요를 덮고 차에서 비 오는 풍경을 바라보니 참 좋았다. 남편은 반바지에 민트색 후디를 입어서 무척이나 귀여워 보였다. 민트색 후드티는 상큼한 남편이 입으면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내가 재작년에 사줬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입진 않아서 기회만 되면 입히려고 했었던 옷이다. 남편은 자발적으로 민트색 후드티를 입었다. 잿빛 세상 속에서 남편의 모습이 환하게 눈에 들어왔다. 나의 귀엽고 아름다운 남편. 사랑하는 남편과 고기를 구워 먹었다. 돌아갈 때는 내가 운전을 하려고 했지만 이식 후에는 남편은 나에게 절대로 운전을 시키지 않는다. 돌아가는 길은 깜깜했지만 분위기 있는 음악을 블루투스로 틀고 차데이트를 했다. 비가 와서 그럴까? 너무 즐겁고 좋은데 마음 한편에 있는(임신이 아닐 것 같은) 불안감도 스멀스멀 올라와서 양가적인 감정이 들었다. 비 오는 날 저녁 드라이브는 로맨틱했지만, 멀미를 했다. 평상시에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탔을 때 멀미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이식 이후로는 몸이 약해졌는지 차를 타면 약하게 멀미를 한다.


이식 7일 차

아랫배가 전체적으로 아프고 빈혈 때문인지 걷다가 갑자기 머리가 핑-하고 어지러웠다. 잠을 많이 자서 늦잠 낮잠 다 자고 있다. 배가 아픈 건 생리통증상하고 비슷하기도 했는데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또 생리가 올 것 같기도 하지만, 이식할 때처럼 뾰족하고 차가운 쇠가 자궁 안에 들어왔을 때의 이질감이 느껴졌다. 5일 배양은 이식 7일 차부터 임테기에 나올 수도 있다지만, 지난번 이식 때 임테기는 늦게 할수록 좋다는 걸 깨달아서 꾹 참았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식 8일 차

아침에 늦잠을 잤는데 악몽을 꿨다. 잘 기억나지 않는 꿈들을 꾸고 있다. 아침부터 하루종일 아랫배가 묵직했다. 이런 통증은 굳이 비교하자면 생리 전증후군과 비슷하다. 하지만 묵직한 통증이 배 아래에서부터 가슴까지 답답함으로 올라오는 듯하다. 엄마하고 통화를 했다. 엄마는 꿈에서 남편을 꼭 닮은 우리의 아이를 봤다고 했다. 싱숭생숭한 마음에 차를 타고 나가서 셀프세차를 했다. 마음이 복잡할 땐 몸을 움직이라고 하던가. 여름날씨처럼 날이 덥고 태양이 뜨거워서 셀프세차하는 게 재미있었다. 요리조리 몸을 움직이며 고압수로 세차를 하고, 대형베이커리카페를 검색해서 갔다. 뜨거운 태양 아래 창가자리에서 아파트와 주택의 지붕들이 보이는 뷰가 좋았다. 



이미 어제와 그제 디카페인 커피를 먹어버린 몸이지만, 오늘은 따뜻한 차를 마셨다.

차가 있다는 게 참 감사했다. 차를 타고 나와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고 집에 가니 기분전환이 되어서 한결 기분이 좋았다.


배는 하루종일 약하게 아려와서 '생리하려나?'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오후에 결국은 못 참고 얼리임신테스트기를 해 봤다. 임테기에 소변을 묻히고 바로 한 줄이 나오길래 실망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멍하니 계속 보고 있다 보니 연하게 한 줄이 더 나타났다. 또 두 줄이다! 사진을 찍어서 바로 남편에게 보냈다. 너무 기쁘지만 저번 이식 때 두 줄에서 한 줄이 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조금 두려운 마음도 동시에 들었다. 이번에는 계속해서 두 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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