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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에필라 Jun 14. 2023

가장 임신에 가까이 갔다

2차 피검사 

코 앞에서 지하철 문이 닫혔다.

경보하듯 빠른 걸음으로 왔더니 숨이 찬다.


오전 10시까지 피검사를 해야지 당일 결과가 나온다.

오늘은 아침에 긴팔을 입었다가 더울 것 같아서 다시 옷을 갈아입다 보니 예정보다 출발시간이 늦었다.


결국 지하철도 늦게 타게 되었다.

10시까지 도착하기엔 조금 촉박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병원까지도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엘리베이터는 왜 또 이렇게 늦게 오는지......


다행히도 10시 맞춰서 피검사를 했다.

주삿바늘이 한 번에 잘 들어가서 아프지도 않았다.


" 5분간 꾹 눌러주세요. 결과는 4시에서 5시에 전화로 할 거예요. 이번 결과도 좋으면 일주일 뒤에 초음파 보러 오면 돼요."



일주일분의 질정과 아스피린을 처방받았다. 약국을 가니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하라는 약사 선생님의 말처럼 의자마다 두텁고 따뜻한 천이 깔려있었다. 간호사 선생님은 질정과 아스피린을 빠뜨리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다. 난임병원을 다니며 이런 소소한 배려들이 참 감사하다.



2차 피검까지 온 게 꿈같다.

행복해서 믿기지 않는 꿈.


병원을 나오는 길에 세상이 더더욱 아름다워졌다.

빨간 장미도 탐스럽게 피어있다.



" 안녕하세요. ㅇㅇㅇ 병원인데요 ㅇㅇㅇ님 맞으시죠?"


". 맞아요."


" 혈액검사 하셨던 건 2858로 수치는 잘 나왔거든요. 오늘 타가신 아스피린이랑 질정은 똑같이 계속 사용해 주시고요 일주일 뒤에 오셔서 초음파 보실 거거든요. 그래서 다음 주 화요일에 오셔서 그날은 초음파로 아기집 확인해 주시면 되세요."


". 감사합니다."



결혼한 이후 가장 임신에 가까이 갔다.

손 끝에 잡힐듯한 바로 그 지점이 불쑥 가까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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