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어채집
이내
명사 해 질 무렵 멀리 보이는 푸르스름하고 흐릿한 기운.
어린 왕자가 혼자서 노을을 44번이나 봤다는 그 장면을 오래오래 생각했어요. 그저 노을 좋아하는구나, 가 아니라 홀로 노을을 바라보던 그 뒷모습이 무척 쓸쓸해서 울컥했었어요. 노을을 오래 바라는 보는 사람은 노을을 좋아한다기보다 어딘가 마음이 다친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천천히 해가 지는 그 순간을 바라본 적 있나요?
해가 지는 풍경을 보면 어쩐지 눈물이 날 때가 있어요. 가슴 한켠에 외로운 바람이 훅 불어와요. 가만히 앉아서 해가 질 무렵을 오롯이 그 순간을 담아요. 너무나 눈부셨던 해는 아주 천천히 사라져요. 반짝이던 것들이 점점 흐릿해지고 밝았던 세상은 점차 푸르스름해지죠. 붉게 물들었던 하늘이 주황색으로, 보라색으로, 푸른색으로 그렇게 어둠으로 향해가요.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온종이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날들을 보내고 나니 글을 쓸 수 없었어요. 지금 저는 좌절의 한가운데 있어요. 해가 졌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