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적소
첫 수업은 원데이클래스를 하고 이틀 뒤였다.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칭이며,
장소는 집 근처 한 카페. 약속시간은 11시였다.
같이 하기로 한 언니에게도 이 사실을 전했고 그렇게 역사적인 첫 만남의 시작이었다.
11시에 도착한 카페,
제일 처음으로 온 건 놀랍게도 나였다.
원데이 클래스때 언니를 오랜만에 만나긴 했지만, 나 외에 다른 사람들도 있었기에 제대로 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단 게 내심 아쉬웠고,
그래서 찾아온 이 우연하고도 기막히게 적절한 이 만남이 난 못내 기다려졌나 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언니와 소소하게 잡담을 나누던 와중 멀리서 들어오는 발랄한 여성분
문자로 얘기를 짧게 나눴던 바로 그 '코칭멘토'였다.
첫인상을 얘기해 보자면..
사람 좋아하는 발랄한 강아지 같았다.
파마를 한 연한 갈색머리가 가장 눈에 띠었고, 우릴 보자마자 손을 번쩍 들며 흔들어 대며
'어우~! 늦어서 죄송해요옹!!' 하며 뛰어오는 게 그 이유였다.
앞으로 우리의 코칭을 맡게 된 '코칭멘토 김가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은 첫인상부터 아주 호감형의 사람이었다.
나와 동갑이고, 오랫동안 이 동네에서 살았다는 공통점까지, 우리는 그렇게 금방 가까워질 수 있었다.
첫 수업.
첫 수업은 정말 만족 그 자체였다.
원데이 클래스 때 간단하게 작성한 설문조사는
'성향검사'라고 했다.
A유형부터 H유형까지 있는데, 그 조합에 따라 특징과 그에 따른 약점을 알 수 있는 유형이라고 했다.
마치 MBTI의 심화버전느낌?
검사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정말 '나'라는 인간을 너무나도 속속들이 알 수 있었다고나 할까.
옆에서 '맞아 너 그런 거 같아! 우리 그때 이런 일 있었잖아'라고 맞장구를 치는 언니의 바람덕에 더욱이 신기함 그 자체였다.
성향검사를 통해 알 수 있는 나는
타인에게 영향을 잘 받는 사람이며(인간관계),
도파민과 흥미를 찾아 이것저것 시작을 하지만 마무리를 잘 못 짓고,
속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어느 하나 공감이 되지 않는 것이 없는 알짜배기 수업이었다.
(당시엔 그렇게 생각했다.)
내가 이런 성향이란 것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내 성향 중 강점으로 살릴 것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해 나가며 그렇게 '갓생'을 살아가자는 다짐과 파이팅을 마지막으로
한 시간 정도가 걸릴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장장 3시간 동안 코칭 겸 수다를 마무리했다.
3시간의 만남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가 느낀 건
내 좁은 인간관계에서 사회 친구가 새로 생겼는데, 너무나도 즐겁고 잘 맞고
나와 공통점도 많은 새로운 친구들에 대한 신선함이 첫 번째였고
내 약점과 강점을 알았고, 앞으로 이 바람직한 만남을 계속하다 보면 내가 그토록 바랬던 '아침시간 활용하기'와 더불어 갓생에 더 나아지는 성장까지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그 두 번째였다.
수업이 끝나고, 코칭쌤은 한가지 숙제를 내 주셨는데,
그날 수업을 끝 마치고 느낀점이라던가 자신의 의견 등을 자유롭게 문자로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첫 수업이 어찌나 감동적이었는지,
난 아주아주... 진심이 담긴 장문의 문자메세지를 전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