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제 Feb 24. 2024

세상이 날 돕는다

희망이 보여

기쁜 마음으로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하겠다곤 했으나,

막상 약속을 잡아 놓으니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의 나는 새벽 5시에 잠들어서 오후 1시에 눈을 뜨고, 30분 만에 아침(... 점심이다)을 먹고 씻고 출근을 하는 일상을 거의 8개월째 지속하고 있었는데,


주말엔 안되고 평일만 가능하다는 언니의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선 무조건 출근 전 시간

그래,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염원하던 '아침시간'에 만나는 게 필수였다.


과연 8개월째 오후 1시에 일어나던 내가

아침 9시까지 약속장소로 갈 수 있는가가 내 근심의 원인이었다.


앞서 말했듯 민영언니는 내게 처음 보는 유형의 사람이자, 동경의 대상이기도 했으니, 잘 보이고 싶고 오랜만에 만나는 약속에 들떠있기도 했다.


알람을 10개 넘게 맞춰놓고, 

신중하게 알람음악을 선정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부모님께 신신당부를 해가며 그렇게 경건하게 잠을 청했다.




약속장소는 집에서 15분 거리인 한 카페였는데, 9시까지 도착을 하려면 적어도 8시에는 일어나서 준비하고 8시 30분에는 집에서 나와 출발을 해야 여유롭게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8시에 일어나는 게 힘들긴 했지만, 

약속을 잡아놨으니 언제까지고 꾸물거릴 순 없고

막상 일어나서 냅다 화장실로 들어가 찬물을 끼얹고, 들어가지 않는 아침밥을 꾸역꾸역 삼키고 나니 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렇게 준비 후 계획대로 8시 30분에 집 밖을 나서는 순간.

난 전에 없던 쾌적한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뭐랄까.

오랜만에 느껴보는 신선한 아침공기와 평소와는 다른 풍경.


이 도로가 원래 이렇게 차들이 많았던가,

이 거리가 원래 이렇게 사람이 많이 다녔던가.

출근하는 사람들과 등교하는 어린이들. 오픈 준비로 바쁜 가게들.

그리고 그 속에서 조금씩 피어나는 뿌듯함까지


그렇게 원하던 '아침 시간 활용하기'였다.

내가 자느라 놓친 시간은 이렇게나 활기차고 신선했구나.




민영언니의 원데이 클래스는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같이 수업을 들었는데,

남자 두 명, 여자는 세명. 총 다섯 명이 수업을 들었다. 

모두 초면이라 어색했지만 그래도 언니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쾌활한 성격의 민영언니와, 그에 못지않은 깨발랄함을 장착한 한 여성분의 주도아래 너무나도 즐겁게 원데이 클래스를 마치고, 인증샷을 찍던 중이었다.



"여러분 혹시, 갓 오브 다이어리라고 아세요?"



자신을 한 스타트업 회사의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수진 씨는 회사에서 현재 개발 중인 '갓 오브 다이어리'라는 것의 체험단을 모집하는 중이라고 운을 뗐다.

당연히 스타트업이니 잘 모르는 게 당연하지만, 이미 서울에서는 한차례 시행하고 우리 지역으로 내려온 지는 얼마 안 돼서 모르는 분이 많다고도 추가로 설명했다.


간단한 심리테스트를 시작으로 5분 정도 걸린 테스트는 

희망여부를 남겨주면 각각의 담당 선생님이 결정돼서 연락을 줄 거라며 동의 여부를 물었다.



"괜찮을 거 같은데? 해볼까??"



민영언니는 내게 물었고, 난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앞서 말한 '간단한 심리테스트'는 꽤나 흥미로운 항목들이 여럿 있었고,

2023년의 과거의 나로부터 벗어날 준비를 하던 나에게는 꽤나 적재적소에 나타난 프로그램이었다.

또,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언니와 같이하다니 더욱이 믿음직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웠던 건,

무료라고 시작했다가 검사가 진행되면 돈을 지불하라고 하면 어떡하지? 정도였다.



'그래, 체험으로 한두 번 해보고, 이상부터는 돈을 내야 해요라고 하면 그만두지 뭐!'



그렇게 희망 여부에 등록을 하게 되었고,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다.

이전 02화 난 달라질 거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