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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제 Mar 23. 2024

네 번째 수업

의심

세 번째에 비해 한결 쉬웠던 네 번째 수업.

세 번째 수업을 바탕으로 그려보는 인생 그래프였다.


앞서 했던 심오한 질문들에 비해서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아니 오히려, 앞서 한 수업으로 인해 정리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서술형 질문들로 인생을 한번 되돌아보고 나서 그리는 인생그래프는, 그리기도 수월했고

다 그려놓고 본 그래프는 내 현재 상황을 객관적인 시각적 지표로 보여주었다.




그래프에 대한 수업은 간단했다.

이미 깊은 말은 세 번째 수업에서 다 했으니, 간단하게 요약정도?

물론, 민영언니 입장에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을 테니, 민영언니는 내가 그래프를 설명할 때마다

'왜? 왜? 이땐 무슨 일이 있었어?'라고 물었고, 난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해 주며 수업을 마쳤다.


서로에 대해 더 깊게 알게 된 시간이었다며

유대감에 젖은 채 마친 네 번째 수업.


인 줄 알았는데,

코칭쌤이 말문을 열었다.



"여러분 혹시, 좀 더 공부하고 싶지 않으세요?"



선생님은, 원래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우리가 워낙 열심히이고 이 코칭에 열정적이기에 한 번 제안해 보는 거라며 노트북을 켜 PPT하나를 띄워주었다.

체험판 같은 이 코칭과는 다르게, 앞으로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공부로, 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해도 심사, 면접을 통해 선정될 있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자아 찾기의 끝판왕'이라며 거창한 서론으로 시작한 PPT는,

배움. 공부. 자기 관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모방'이라고 시작했다.


아무나, 아무거나 모방하기에는 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예전에는 맞던 것도 지금은 틀릴 수도 있고,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내 평생이 달려있는 '자아'를 찾는 중요한 공부인데, 아무거나 모방을 해선 안되지 

그럼, 누굴 모방을 하면 되는가?

답은 역사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역사가 증명한 책'이었다.


100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가르침의 교본으로 삼고있는 것들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의 철학, 공자의 유교, 석가의 불교

그리고

예수의 성경 이었다.




여전히 나는 의심하지 못했었다.

강제가 아니었고, 네 가지 중에 하나만 정하라고 했으니 부담도 없을뿐더러

생각해보면 나름 일리가 있는 말들이었고, 난 그들을 완전히 신뢰하고 있었다.


처음 저 네가지 선택지를 보았을 때, 내가 생각했던건 철학과 불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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