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돈 걱정을 시키고 싶지 않았던 나의 부모님은 빚이 얼마가 있든, 당신이 얼마나 하찮은 일을 하든 돈에 대한 고민을알리지 않았다. 진짜 돈 걱정을 할 일이 없었던 걸까, 아니면 돈 걱정을 배운 적이 없던 걸까. 돈 걱정을 해본 적이 없다는 말. 묘하게 시기심과 이질감을 준다. 하지만 고백한다. 나를 움직이는 힘의 팔 할은 감추어져 있기에 더욱 터질 것 같은 돈에 대한 욕망이라는 것을.
돈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몇 천 원 싸게 사면 뭐 해, 만족했으면 된 거지.
인사평사 잘 받아서 연봉 몇 백 올리면 뭐 해, 내가 행복하게 일하는 게 제일이지.
아니다.
멤버십 할인 1%는 소중하다.
영리하게 연봉 몇 십만 원 더 받아내는 사람이 승자다.
메뉴 값 1,000원 차이로 분식집 성패가 결정된다.
시급 5,000원 차이로 알바 퀄리티가 달라진다.
그렇다.
특히 프리랜서라면 나의 몸값에 예민해야 한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나의 꿈값으로 몸값을 대신하면 안 된다.
더 이상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믿지 말자.
몇 주 전, "환상의 나라, 덕업일치" 브런치북 연재를 마무리했다. 제목 그대로 '덕업일치'라는 '환상'을 파는 이야기다. 브런치북 반응을 통해 직장인의 틀을 깨는 것이 매력적이지만도전적인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내 이야기를 읽고 직장을 접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 사람들은 알고 있다. 떠나기에는 그곳이 너무 매력적이라는 것을.원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다르다. 대중이 원하지만 돈을 쓰지 않는다면 프리랜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프리랜서는 대중이 원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을 믿어야 한다. 그게 현실이니까.
그럼에도 나는 환상의 나라가 실재한다고 믿는다.
덕업일치, 그 환상의 세계로 첫 발을 내딛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 환상을 현실로 바꾸려면 행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오직 행동한만큼만 알게 되는 것이 환상의 나라의 규칙이다. 이전의 브런치북이 용기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 브런치북은 진정한덕업일치를 이뤄가는 가상의 직업인의 행동에 관한 스토리다.
예전의 나는 사람들의 욕구를 지레짐작했을 뿐, 그들의 행동을 볼 수는 없었다. 지금의 나는나의 행동을 통해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면서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