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03
"망각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
영화 이터널선샤인을 보면 이 구절이 머릿속에 남는다.
살아가면서 쌓이는 데이터를 마치 컴퓨터 메모리처럼 포맷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제의 걱정들, 내일의 걱정, 잊고 싶은 연인, 상대방에게 했던 어리석은 행동 등 살아가면서 쌓이는 잊고싶은 것들을 아주 단순하게 컴퓨터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처럼 지워버릴 수 있다면 매번 새로운 감정으로 사라 가는 기분이지 않을까?
매일 쌓이는 쓰레기 같은 감정과 잊고 싶은 감정들을 감기약을 먹고 감기를 없애는 것처럼 쉽고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면 나는 얼마든지 그 약에 소비를 할 것 같다. 조금 섣부르게 선택을 해서 이터널 선샤인의 주인공처럼 기억 속을 헤엄칠 때도 있겠지만 감정과 생각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어버리는 나 자신을 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사실 안다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약일 때가 종종 있다. 많은 것을 알고 싶어 쌓아가고, 사람들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다 보면 항상 탈이 나는 상황이 생기곤 한다. 그리고 아는 것에 의해서 탈이 났을 때는 그냥 모든 것을 모르고 혹은 모른체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나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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