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우는 연습

연애를 쉬면서 느낀 것들

by Summer Breeze

주변에서 나에게 이런 말을 자주한다.

"너는 왜 연애를 안 해?"


길었던 취준 그리고 취업 후 바쁜 업무 탓에 자발적이자 비자발적으로 연애를 한동안 쉬게 됐다. 그런데 막상 연애를 쉬다보니 생각보다 혼자가 외롭지 않았다.


연인관계를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를 돌아봤을 때 나는 남에게 맞춰주는게 편했다. 맏이라서 늘 동생에게 양보해야 했던 것이 원인이었을까. 되도록 상대방이 편한 방향으로 배려하고 챙겼다. 그러다보니 내가 하고싶은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연애를 쉬고 혼자 하는 것이 늘면서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자신에게 집중하게 됐다. 누군가의 취향을 고려해야 했던 영화도 인기는 없지만 내가 보고싶었던 것으로 선택하고, 남이 아닌 내가 편한 스케줄에 혼자 여행을 가서 쉬고싶을 때 쉬고 먹고 싶을 땐 먹었다.


물론 가끔 내가 선택한 영화는 정말로 재미가 없었고 혼자 간 여행은 예쁜 사진을 남기기 어려웠다.


하지만 혼자 본 영화로 내가 생각보다 로맨스 영화를 안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혼자 간 여행으로 내가 생각보다 임기응변을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행동을 하는 기준이 나에게 있다보니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하게 됐다.

뭘 먹고 싶은지, 뭘 배우고 싶은지,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누군가가 챙겨주지 않아도 내 스스로 나를 아끼고 챙겼다.


그래서 이젠 주변에서 자존감에 상처를 줘도 다시 채워나갈 용기가 생긴 것 같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는 연애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짙지만 나 자신을 알아가는 즐거움도 누군가의 옆에 있는 즐거움 못지 않다.



나를 채운 뒤에 언젠가 남을 채울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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