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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쩜반살롱 Oct 21. 2024

독수리타법으로 쓰는 인생론

줄여서 독타는 인생

어떤 이유에서 나는 이미 가고 없는 사람의 삶을 살펴보게 되는 것일까. 어쩌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관계에서 가고 없는 그 사람과 남아 있는 '나'의 다르지 않은 점을 확인하고, 죽음과 삶의 한계선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위한 의식의 일종이거나 죽음에 대한 유사체험의 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하는데 이르렀다. 

 세상에 '~때문'이란 게 있을지 모르지만 누가 타계하고 나면 더 살펴주지 못한 일들 등 아쉬웠던 점들이 자꾸 떠올라 살아남은 자는 참담한 자괴감에 가슴이 쓰리다. 누구의 인생에 그늘과 우울함을 보태는 흠결에 대한 자책감을 곱씹으며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으로 매우 긴 시간을 죽지 않고 살아온 나의 입장에서 뭔가 좀 짚어보고 가고 싶어졌다. 

"중년은 지나친 자아를 버리고 인간 존재에 더 깊은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이다." -칼 융

 죽고만 싶은, 죽으면 해결될 것 같은 그 기분이 드는 상황은 잠시 죽은 것이나 다름없으니 굳이 죽을 것까지 없음을 자각할 수 있다면 죽을 일은 없다. 살아 숨쉬고 있지만 살아갈 의지가 꺾인 상황에서는 사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을 떼어내어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없다는 데에 맹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삶과 죽음이란 우리가 그렇게 선명한 구분선을 그을 만큼 다른것이 아니다.

세상만물이 다 그러한 것과 같이 '독'이란 것도 특정된 성질이 아니다. 이 또한 관계성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는 것. '독'과 '약'을 고정하여 설정하면 질서라는 편의성으로어리숙한 틀거리를 배우고 가르쳐왔다. 기꺼이 질서를 습득하여 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은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그것을 보고 인식함으로 자유로와지고 스스로 속박되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와야겠다.

비록 헤어져 살았지만 먼저 죽어지내고 뒤에 만날 관계도 있다는 것. 머나먼 사막에서 살아 돌아와 관에 든 채로 소리를 내기시작했다면? 과거가 현재가 되고 생각지도 못한 미래가 보이는 현재가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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