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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쩜반살롱 Oct 18. 2024

빵꾸송을 아십니까?

그림책<봉지공주와 봉투왕자>의 주제의식






빵꾸송

빵 빵 빵꾸나면 어때요 

구 구 구겨져도 어때요 

바스락 뿅뿅 짜그락 슝슝 

노~래 합 시다  헤이헤이        


>>>>>>>>>>>>>>>>>>>구김새도 있어줘야 멋진 이의 완성 


>>>>>>>>>>>>>>>>>>>이제 나도 쓸모 대신 미모 봉지 공주


빵 빵 빵꾸나면 어때요 

구 구 구겨져도 어때요 

바스락 뿅뿅 짜그락 슝슝 

노래합시다 헤이헤이


못 못 못 불러도 어때요 

까 까 깜냥대로 해보는 거죠 

바스락 뿅뿅 짜그락 슝슝 

노래합시다 헤이헤이


노래합시다 헤이헤이


노래합시다 헤이!




봉지공주와 봉투왕자의 주제가입니다.

이 그림책은 2018년에 출간한 그림책입니다.

비닐봉지로 태어난 봉지공주와 편지봉투인 봉투왕자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봉지족과 봉투족이 함께 잘 살다가 봉지나라와 봉투나라로 분열된 후,

둘은 헤어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이 쏘아보내는 에너지의 파워는 국경도 뭣도 막을 자 없는 법.

봉투왕자의 비밀 편지로 약속을 한, 두 사람은 은하수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역경이 따르기 마련,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위기의 과정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중 빵꾸송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핵심 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물에 빠진 봉투왕자를 구하려고 봉지공주는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뛰어들었죠. 

봉지에 가득 차는 물의 무게로 둘은 가라앉을 위기에 놓입니다. 

그때 공주는 비닐봉지의 생명과도 같은 방수성을 희생하고 

분연히 봉지 치마에 빵꾸를 내어 물 위로 솟은 후 

구사일생으로 땅 위로 올라와 목숨을 건졌는데

우여곡절 끝에 봉지공주의 도움으로 살아난 봉투왕자,

재회의 기쁨도 잠시,

봉지공주는 빵꾸난 봉지는 이제 아무짝에도 쓸 수 없으므로

반듯하고 순백, 무결점인 봉투왕자의 짝꿍으로서 

지신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집니다.

난 빵꾸가 나서 쓸모가 없다, 쓸모없는 나는 이만 가련다......

하고 작별을 고하며 돌아섰어요.

봉지공주의 아낌없는 희생으로 목숨을 건진 봉투왕자, 

모름지기 사람은 은혜를 알아야 하는 법.

봉투왕자는 떠나려는 봉지공주를 만류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건넵니다. 

 그리고 반듯하고 희디흰 자신의 종이봉투 몸을 꾸깃꾸깃 구깁니다. 


 구김새도 있어줘야 멋진 이의 완성


이라는 멘트와 함께.

'완전무결'이란 우리의 허상이다. 

인간은 어차피 불완전한 존재이며 흠결 없는 인생이 또 뭐 그리 아름다우냐......

이러한 봉투왕자의 메시지에 대해 

'척하면 척' 하고 봉지공주는 다음과 같이 화답합니다.


이젠 나도 쓸모 대신 미모 봉지 공주







인류는 오랜 문명의 역사를 걸어오면서 

개발과 성장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이제 삶의 가치,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지구촌의 잃어버린 '미모'의 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팬데믹 정국의 골목골목에서 발견되었었죠. 

예측불가하며 모호한 앞날, 

아무런들 괜찮은 것을 두고 너무  전전긍긍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아야겠습니다.

내면의 여행을 떠나 능동적으로 길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불확실한 세상살이는 오히려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털끝만 한 차이로 서로를 차별하고

분별과 관념의 틀 속에 스스로 

가두는 일을 그만두고

심신 평화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족을 붙입니다.

봉투왕자의 멘트에서 '구김새'라는 용어에 주목해 주세요.

'구김살'이 아닌 '구김새'랍니다.

'살'과 '새' 사이엔 에너지적 간극이 있습니다.

같은 '구김'이지만 '구김살'은 부정성을 내포하고

'구김새'는 멋스러움을 담고 있습니다.

토씨 하나로 달라지는 우리말의 뉘앙스,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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