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달살기 유형과 일상
한 달 살기 도시를 상상하며, 출근길 지옥철을 버티곤 했습니다. 떠올리는 도시는 매번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죠.
첫째 노을이 지는 바다가 있어야 할 것. 단, 관광객이 많은 대도시는 제외.
둘째, 신선한 현지 재료로 요리를 할 수 있을 것.
셋째, 산책할 수 있는 날씨일 것.
넷째, 비영어권 국가일 것.
살고 싶은 곳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제 취향과 성향을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노을과 바다를 사랑하고, 요리와 산책 좋아했으며, 사람이 많은 곳에선 쉽게 지치는 사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자기 계발에 대한 압박이 있는 편이라, 영어권 국가에 가면 영어 공부를 핑계로 쉬지 못할 제가 보였어요.
여러분은 한 달 동안 살고 싶은 곳이 있나요?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한 달 살기 유형’을 알 수 있는 간단한 테스트를 만들어왔습니다. 여러분께서 여행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과 성향을 잘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1) 가장 끌리는 느낌은?
①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 (2)
② 조용하고 편안한 자연 속에서 지내고 싶다 → B유형
③ 일하면서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 C유형
④ 바다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다 → D유형
⑤ 예술적 영감을 얻고 싶다 → E유형
⑥ 자기 계발이나 학습을 하고 싶다 → F유형
(2)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① 다양한 예술과 역사를 느끼고 싶다 → A유형
② 현지 주민과 소통하며 그들의 일상과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 → (3)
(3) 소통을 원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붐비는 곳은 피하고 싶나요?
① 네, 조용한 공간을 선호합니다 → B유형
② 아니요, 붐비더라도 활기찬 분위기가 좋아요 → A유형
피렌체,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과 건축이 어우러진 도시. 미술관 및 다양한 명소 탐방 가능.
교토, 일본: 전통 사찰과 정원을 통해 일본 문화 체험 가능. 일본식 숙소에서 여유로운 생활 경험 가능.
포르투, 포르투갈: 독특한 타일 예술과 역사적 건축물이 매력적인 도시.
우붓, 발리: 아름다운 논밭과 정글 속에서 명상과 요가 가능. 발리의 슬로우 라이프와 자연 속 힐링
아소르스, 포르투갈: 대서양에 위치한 섬으로 온천과 화산지대가 있음. 자연과 함께 여유로운 일상 즐기기.
퀸스타운, 뉴질랜드: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며 지내기에 적합.
치앙마이, 태국: 저렴한 생활비와 다양한 워크스페이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커뮤니티가 잘 형성됨.
바르셀로나, 스페인: 창의적인 작업 환경과 많은 카페,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음. 디지털 노마드에게 인기.
리스본, 포르투갈: 디지털 노마드 환경이 잘 갖춰진 도시. 매력적인 경관과 좋은 날씨.
푸켓, 태국: 따뜻한 날씨와 해변 리조트가 많음. 저렴한 생활비로 휴양과 여유 즐기기 가능.
골드코스트, 호주: 넓고 깨끗한 해변과 활기찬 분위기. 서핑과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적합.
산토리니, 그리스: 독특한 백색 건축과 푸른 바다의 조화. 여유로운 해변 휴식과 일몰 감상이 가능.
마라케시, 모로코: 전통 시장과 고대 도시의 색감과 분위기
포르투, 포르투갈: 예술적 분위기와 아름다운 도루 강변 풍경. 타일 예술과 고풍스러운 건물이 매력적.
베를린, 독일: 독특한 아트 갤러리와 창작 커뮤니티가 많음. 예술가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도시.
파리, 프랑스: 프랑스어 학습과 파리 문화 체험 가능. 언어학교와 학습 공간이 많아 스터디에 적합.
토론토, 캐나다: 영어를 배우기에 적합한 도시. 다양한 문화와 안전한 환경에서 학습 가능.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저렴한 물가와 활기찬 문화가 매력적. 스페인어 학습과 장기 체류에 적합.
여러분은 어떤 유형이 나오셨나요?
저는 '문화 탐방형'이 나왔는데요. 다양한 예술과 역사를 느끼고 싶다를 선택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때마침 내년에 포르투에 한 달 동안 머물 예정인데, 추천도시에 포르투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포르투의 한강인 '도루강'의 풍경이 예술적 영감을 준다고 하니 기대가 되네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포르투가 제가 상상했던 한 달 살기 도시의 조건에 들어맞더라고요. 노을을 볼 수 있는 바다, 산책하기 좋은 날씨, 신선한 식재료, 적당한 규모의 도시, 그리고 비영어권 국가라는 점까지요.
휴양지에서의 한 달
올해 초, '해변 및 휴양형'의 대표적인 장소인 태국의 푸켓과 베트남의 나트랑에 한 달 동안 머물렀는데요. 처음에는 모든 게 설렜습니다. 바다를 보고, 스쿠터를 타고, 망고를 먹으며 즐거워했죠. 하지만 1주일이 지나자 더 이상 갈 곳도 없고 친구들도 떠나는 바람에 혼자 있는 시간이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다짐했죠. “다시는 휴양지에 혼자 오지 않겠다!”
하지만 문제는 휴양지도, 혼자도 아닌, '일상의 부재'였습니다. 서울에서의 일상은 회사, 친구, 운동이었는데, 퇴사하고 온 푸켓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평소 취미였던 글쓰기와 독서만으로 공허함을 채우기엔 부족했죠.
한 달 살기의 일상
이렇듯 한 달 살기의 핵심은 새로운 곳에서 나만의 일상을 만들어가는 데 있습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기존의 일상을 가져와 재축하거나, 두 번째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신축하는 것이에요. 한 달 살기 경험이 있거나 디지털 노마드이신 분들은 특히 더 공감하실 거예요.
그러니 한 달 살기를 계획 중이라면, 자신만의 일상을 어떻게 꾸릴지 미리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과 교류를 좋아하는 편이라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방법을 찾아보세요. 반대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산책이나 글쓰기 같은 활동을 준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에 맞춰 적절한 여행지를 고르신다면 후회 없는 한달을 보낼 수 있을 거에요.
저는 이번에 포르투에서 1주일은 여행자처럼 다니고 나머지 3주는 서울에서의 일상처럼 살아가려 하는데요. 지금의 일상은 글을 쓰며 브랜딩을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포르투에서도 이어가려 합니다.
내년 1월 포르투에 가기 전, 크리스마스에는 런던에 있는 친구네 집에서 머물 계획이에요. 런던에서의 한 달 살이와 포르투에서의 한 달 살이 이야기는 일기로 남겨 인스타그램에 공유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미리 팔로우해 주시면 더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