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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여자 Mar 28. 2021

우리 부부의 버킷리스트

쉬어가는 챕터 : 아내의 이야기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결혼은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남편을 만나기 전 나는 매년 버킷리스트를 적어보곤 했다. 프랑스를 동경하던 소녀시절에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처럼 프랑스에서 1년을 살아보고 싶다는 소원을 가졌었다. 그리고 취업준비를 하던 때엔 대기업에 취직해 그 회사 배지를 가슴에 달고 또각또각 5cm 정도 되는 구두를 신고 출퇴근하는 나의 모습을 꿈꿨다. 건강하게 먹고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은 늘 포함됐다. 직업을 갖고 나서는 일을 열심히 해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가겠다는 야망이 들어있었다. 모두 멋진 꿈이었고, 상당수는 감사하게도 현실로 이뤄졌다.





결혼 후 처음으로 버킷리스트를 적어봤다.

남편의 권유였다. 아무래도 회사 일로 부쩍 힘들어하는 내게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글을 적으며 남편의 의도대로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신기한 사실을 발견했다. 결혼 전까지 내 버킷리스트에는 <누구와 함께>가 부재했는데, 이제는 온통 <남편과 함께>다.






우리 부부의 버킷리스트

1. 남편과 브런치에서 인기 작가가 되어 함께 책을 낸다.

2. 한 해에 한 번 일주일 이상의 긴 여행을 간다. 단, 코로나가 끝나기 전까지는 국내 여행으로.

3. 가능하다면 아이를 가지기 전에 미국 동부 여행을 가고 싶다.

4. 일주일에 한 번 괜찮은 영화를 함께 본다.

5. 한 달에 한 권 이상 괜찮은 책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한다.

6. <비밀의 숲> 같이 둘의 취향에 맞는 드라마를 찾아본다.

7. 테니스나 골프 같은 팀 플레이 스포츠를 취미로 갖는다.

8. 일단은 탄천을 걷자.

9. 그리고 같이 홈트레이닝 하기. 스쿼트와 플랭크, 런지로 근육량을 늘린다.

10. 부캐를 만들어 새로운 우리로 살아본다.

11. 투자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매년 자산을 증식한다.

12. 내 집 마련과 북진(北進)하기.

13. 다음 차로 테슬라 모델 X를 산다.

14. 이사 가는 우리 집을 원목 가구들로 예쁘게 꾸민다.

15. 책도 읽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차분한 서재를 갖는다.

16. 가족, 친구들과 종종 홈파티를 열어 맛있는 음식을 해 먹는다.

17. 바이올린 연습을 꾸준히 해서 특별한 날 좋은 음악을 가족들 앞에서 연주해준다.

18. 남편에게 펜디 원피스를 선물 받는다.

19. 싸우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크게 싸우지 않을 수는 있다.

20. 같이 외국어 배우기.

21. 해외에서 1년 이상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22. 미니멀리스트가 되도록 노력한다. 물건 사기를 최소화하기.

23. 건강한 음식을 먹도록 노력한다. 항상 적당량을 먹는다.

24. 가정에서 플라스틱을 아껴 쓰고자 함께 노력한다.

25.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은퇴한다. 존리 선생님의 말처럼, 돈이 일하게 한다.

26. 한강 뷰 아파트에 산다. 테라스에 앉아 독서를 하며 커피를 마신다.

27. 멋진 그림을 갖는다.

28. 강아지를 입양한다.

29. 명상을 한다.

30. 건강하게 살다가 비슷한  생을 마감한다.






안녕하세요, 그여자입니다. ‘그남자’로 활동하는 남편과 연애와 결혼, 부부생활을 주제로 매주 글을 씁니다. 이 글을 읽는 아내들이 행복했으면 합니다. 남편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 그남자의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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