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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자수 Oct 07. 2021

목요 일여서 참 다행이야~

워킹맘의 육아 이야기


목요일 저녁 퇴근 후 일이 있어 평상시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집에 도착했다.

둘째는 참다못해 화를 냈고, 나도 참다못해 화를 냈다. 아이의 거친 화를 견뎌내기가 힘들었다.

아이는 기다리던 엄마가 늦게 온 속상한 마음, 하루 종일 혼자 있느라 슬펐던 마음을 표현할 줄 몰라

화를 낸 건데 피곤에 지친 나는 그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한 채 같이 화를 냈다.


저녁시간.. 아직 앙금이 채 안 가신 채 마주 앉았다.

아이는 밤에 엄마가 운동을 안 가면 좋겠다는 말을 몇 번이고 했다.

많이 속상하고 힘든 아이의 마음을 잘 알기에, 오늘은 가지 않고 옆에 있어주기로 약속했다.

(운동은 돈 주고 끊고, 기한일은 다가오고 횟수는 넘쳐나는데 가지 못하고 ㅜ.ㅜ

워킹맘은 힘들어요 ㅠㅠ)


밥을 먹던 둘째가 갑자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도 엄마가 학교 끝난 후, ** 엄마처럼 데리러 오면 좋겠어.

나도 집에 오면 엄마가 있으면 좋겠어..."


... 워킹맘이 가장 마음 아픈 순간이 이럴 때이다.

어느 정도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엄마가 너무나도 그립고

엄마랑 같이 있고 싶은 아이의 맘이 느껴지는 순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하는 순간...


요즘 배움의 재미에 푹 빠진 언니가 학원 다니느라 바빠 언니마저 집에 없으니

집순이 둘째는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게 지친가 보다.

그런 마음을 아는데도 어찌할 수 없어 엄마 마음도 아프다.


남의 아이들에겐..  온갖 좋은 말들로 위로해주고 공감해주면서

정작 내 자식에게는 눈 한번 여유 있게 못 마주쳐주고 마음 아프게 하다니..

가끔은.. 이렇게 마냥 힘이 들 때가 있고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있다.


어제저녁. 몇 번이고 아이들에게 오늘 "화요일"이냐고 물었다.

"수요일"인 걸 확인하고선 꽤나 안심했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목요일"이라고 하니 "다행이다.."라는 말이 먼저 나왔는데...


그래.. 오늘 목요일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내일은 금요일이어서 더더 더욱 다행이고... 주말에는 그래도 같이 비비고 있을 수 있으니까.


아이들을 양육하며 가장 힘들고 지금도 계속적으로 훈련돼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감정조절"이다.


"누군가에게 화내는 것은

그가 나를 아프게 했다고

말하는 것보다 쉽다

Supriya Karlekar"


둘째의 "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다.

화는 슬픔의 보디가드일 뿐이라고...

아이는 속상하고, 엄마가 그립고, 내 옆에 누군가 없는 슬픈 감정을 "슬프다"라고 표현하지 못하고,

 "화"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감정에 대해 아직은 미숙하니까.

이제 10살이 되었으니 아기처럼 굴기도 그렇고.. 씩씩해야 할 것 같으니

"슬프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고 강한 척 "화" 내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는 격렬하게 화를 내다 제 풀에 죽으면

"엄마... 도와주세요!", "엄마 안아줘!"라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자존심 강하고, 씩씩한 척 남자 같은 아이라 연약함을 인정하는 게 참 힘든가 보다.

화는 엄마와의 관계를 더 망칠 뿐인데 아이는 아직 어리니 알지 못한다.

그러니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스스로 진정시키고 위로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니

엄마인 내가 진정시키고 위로해주어야지...


아이와 함께 "화"라는 감정에 휩싸이지 않도록 나 또한

늘 마주하는 이 순간을 미리 준비하고, 그 순간의 전략을 세워야겠다.

아이들과 자주 부딪히는 그곳에 상징적인 물건을 두고 바라보고 진정시켜야지!


무엇보다 화의 반대로 행동하는 것 잊지 말아야겠다.

(천천히 호흡/ 뒤로 물러서기/ 소리지르기 대신 약간 친절하게/ 몸에 힘을 빼고, 손가락에 힘을 빼보기..)


그나저나 얼마 전부터 첫째는 엄마와 같이 못 자는 대신 엄마 인형을 만들었다.

엄마가 입는 옷을 자주 큰 베개에 입히고 꼭 껴안고 자는 딸


아직은 엄마의 사랑이 듬뿍 필요한 딸들

여전히 엄마의 품이 그리운 딸들

더욱 사랑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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