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정초가 되면 하는 일이 관계를 정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두 번의 설날까지는 주소록에 있는 분들에게 열심히 인사를 드리지만. 그 뒤에는 형식적일지라도 답장조차 오지 않은 분들을 정리하는 겁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나이들이 들고 보니 주위에서 이맘때 가장 많이 듣는 소리 가 '나는 형식적인 인사는 하지 않는다'입니다. 그럼. '진정성 있는 건 뭔지가?' 궁금하더군요. 사실 이런 말 하는 지인들 특징은 '주지도 받지도 말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굉장히 멋있어 보이지만 저는 그렇게 살아가는 건 왠지 재미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도. 돈과 건강이 뒷받침된다면 그다음 필요한 건 관계니까요. 그런데. 이건 나 자신 이 아니다 보니 주고받는 건 기본입니다.
참고로 관계에서 행복이 온다는 건 제 말이 아니라 전문가들 이야기입니다. 저는 이번 에도 많은 분들을 정리했지만. 1년에 한 번도 연락 안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할 필요는 있습니다.
2.
출근길 쌀쌀. 낮에는 포근
"아니 벌써?” “그간 뭐 했다고 …” '어머나 낼모레가 3월이네 ㅜ'
내일모레, 두 번째 달력을 찢어야 합니다. 제야의 종소리 들으며 계획 몇 가지 세웠 더니 벌써 봄을 맞이하라네요. 그래도 두 번의 새해까지 보냈으니, 그동안 나 자신에게 잘못했더라도 변명의 여지는 없어 보입니다. 후회보다는 “한 거 없어도 3월부터 잘하면 돼”라는 자기 주문을 거는 게 중요할 듯 싶습니다. (그럼에도 2월!, 이렇게 쉽게 보내는 아쉬운 이 기분은 뭘까요? )
이미. 남녘에서는 동백꽃이 활짝 핀데 이어. 홍매화도 피어났고, 광양의 매화꽃도 작년 보다 일주일 빨리 개화한다는 소식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제 20일 정도만 있으면 주변에서 개나리. 목련, 진달래가 피어난다는 얘기가 될 것입니다
2월 한 달 마무리 잘하시고요. 3월에도 건강하고 좋은 일들이 많기를 바라 봅니 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 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류시화
2021.2.27
답답해서 안 되겠어!'
그동안 꾹 참아왔던 아내도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자 결국 참지 못하고 바람을 쐬자고 했다
그 시각이 오후 1시 10분경
나도 휴일에 방콕만 하던 터라 감각이 떨어져 무심코 강화도에 드라이브 가자고 했다
근데. 웬걸. 남양주에서 일산 방면으로 차들이 꽉 들어찬 거다. 강화도도 2시간 이상 걸린다고 나오니 대안이 필요했다. 경기북부에서 내부 말고. 편하게 걸을 수 있으면서 너무 심심하지 않을 곳은?
산정호수. 벽초지 수목원? 서오릉. 종마목장. 춘천 중도 유원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파주 바람의 언덕이 떠올 랐다. 다행히 모두 찬성
정말 오후 늦게 찾은 파주 바람의 언덕에는 코로나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넘쳐 났다. 다른 게 있다면 마스크와 자발적 거리 두기를 둔다는 점 빼고는 예년과 다를까 없었다
그리고. 과거 같으면 파주랜드 놀이시설로 직행했겠지만 이제 중학생이 되는 딸은 최근 새로 생긴 곤돌라를 선택했고. 민통선 지역까지 연결된 곤돌라 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아마. 날이 따뜻해지면 이렇게 시내 말고 외곽으로 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더욱 늘 거 같다
2020.2.27
순례 26일 차. 오늘도 많이 걸었습니다. 26km
. 오늘은 전체적으로 편한 길이었습니다
. 목적지까지 15시에 도착했으니. 순탄하게 걸었습니다
. 그러나. 역시나 문제는 늘 누전된 피로와 짧은 언어 였습니다
. 그래도 손짓 발짓 잘해서 저녁엔 숙소주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2019.2.27
. 평년보다 따뜻하나 낮과 밤 일교차 10도↑…수도권 미세먼지 '나쁨'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나무는 자기 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황지우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아직 메마른 바깥 풍경. 가로수는 껑충해 쓸쓸해 보입니다. 그 의 손발은 앙상해 볼품이 없죠. 너무 말라 애처 롭기까지 하보니 다. 언제였던가요? 화려한 꽃과 무성한 잎을 달고 위세를 뽐내 던 시간이 …. 그래도 살아 있을 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온몸으로 추위를 살아내고 어느새 몸속에 나이테 하나 더 새겨 한층 성숙해졌을 테니까요. 엄동의 시간을 보내고 스스로 꽃을 피울 수 있게 된 나무 가 꽃망울을 터트리기 위해 으라 챠챠 기지개를 켜는 화요일 아침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한 선배가. '요즘 신입은 스펙 좋고 똑똑한데 공통적으로 못하는 것이 뭔지 알아? 협력사에 전화하는 것'이라며 웃었습니다. "이메일을 5통이나 보내도 회신이 안 오니, 다시 쓰고 있더군. 전화하면 3분이면 될 텐데.".. 심리학자 셰리 터클의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에는 '퍼빙'이란 말이 나옵니다. 휴대폰의 '폰'과 '무시함'의 '스너빙'을 합성으로, 스마트폰에만 열중하는 걸 뜻하는데요. 연구에 의하면 탁자에 놓인 스마트폰은 (꺼져 있어도!) 사람들의 대화를 막고 유대감이 차단합니다. 지난 20년간 미국 대학생들의 공감 지수가 40%나 하락했다는 합니다다. 대면보다 온라인 의사소통을 선호하는 것이죠.. 그러나 인간관계는 관심을 쏟고 처지를 바꿔 생각해야 작동합니다. 요즘 연애를 하는데 더 외롭다는 얘길 듣는데. 카페에 대화하는 커플 중 절반은 스마트폰을 보고 있습니다.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겪는 결과는 외로움입니다.
스마트폰 글에 대한 지인의 답장을 공유드립니다
이진권 상무님 : 저도 카페에서 가끔 하다가 서로 대화는 안 하고 핸드폰만 보는 커플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둘이 왜 만나나 싶기도 하고, 저래서 정이 쌓일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핸드폰에 각종 이모티콘들이 있지만, 오프라인 대화에서 오갈 수 있는 억양이나 뉘앙스, 정감은 전달하기에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앞으로 미래의 세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먹고살기 힘든 것도 이유 중 하나이겠지만, 서로의 정이나 사랑이 부족해서 결혼을 기피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아날로그 시대가 그립습니다. 좋은 글 감사하고요, 오늘도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2019.2.26 동생과 저녁 식사
* 힘들 때는 공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보내고 받은 답장들
캘리 : 힘들어할 때는 조언보다는 들어주는 listener의 입장이 되는 건 가장 좋은 자세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많이 잊고 살죠 내 가족이고 내 사람이 뭔가 좋은 말해주고 싶어서요.. 어쩌면 모든 사람들은 소위 답정너일 수도... 그냥 저도 몇 자 적어봐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지인의 답변
이진권 상무님 : 들어주고, 공감할 수 있는 지인이나 친구가 있다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참으로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지인들이 가끔 조언을 해주면, 사실 위로를 받고 싶었는데, 상처가 되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나의 문제인지 지인의 문제인지 답은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적어도 지인은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내가 정답을 정해놓고 그 답에 벗어나는 오답을 받다 보니, 내심 서운하고 심하게는 분노하여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데, 다 나와 같기를 바라는 좁은 마음에서 나오는 이기적인 사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저도 가끔 그럴 때가 있거든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더 깊고 넓은 인간관계를 지향할 것을 다짐해 보며, 오늘 하루 시작해 봅니다
부모들은 자녀와 대화가 안 된다고 호소합니다. 근데 그런 부모를 보면. 부모가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있지만, 막상 자녀는 전혀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거나 (틀린 말은 없는데) 전달은 전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이들은 누구보다도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공감받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메라비언의 법칙에 따르면 의사소통에서 언어적인 말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고, 그 외 목소리, 억양, 등의 표현 같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이 90% 이상이기에,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 '어떻게 말하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즉, 서로 눈을 맞춰야 하고요.'들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대개 사람들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자기 중심성을 가지고 '이럴 것이다!'라는 착각을 하기에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경청은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고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으로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공감적 반응입니다. 이런 적극적인 경청이 있어야 비로소 감정의 표출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2018.2.27
57년생 은행 여신팀장 출신 택시 기사님을 만나서 느지막하게 옴 ㅜ
그분 왈. '가능한 오래 버티고. 절대 사업 같은 거 하지 말라'라고 하심 -그리고. 요즘 젊은 애들 외제차 사는 거 보면. 한심하다는 외국자동차(350 월급에 150 리스로 구매하는 애들이 많다는) 판매상의 얘기도 하심. 그리고, 택시는 수명이 5년이라는. 그리고 동남아로 판매된다는.. 보통 일 년 10만 킬로 뛰는데. 50만 킬로 뛰면 차는 맛이 간다고.,.
오늘 파트원들과 오랜만 점심
“슈퍼맨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안경을 쓰지만 김은정은 안경을 쓰고 빙판을 지배한다” (미국 USA투데이 '여자 컬링' 논평 중)
"아니 벌써?” “그간 뭐 했다고 …” 내일모레, 두 번째 달력을 찢어 야 합니다. 제야의 종소리 들 으며 계획 몇 가지 세웠더니 벌써 봄을 맞이하라네요. 그래도 두 번의 새해를 보냈 으니 , “한 거 없어도 3월부터 잘하면 돼”라는 자기 주문을 거는 게 중요할 듯 싶습니다. (그럼에도 2월!, 이렇게 쉽게 보내는 아쉬운 이 기분 은 뭘까요? )... 이번주부터는 큰 추위는 사라지지만,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게 벌어지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거 같습니다
"마을에는 영등할멈네의 물대가 세워졌다. 이월로 접어든 것이다. 땅에는 봄의 입김이 서리고 강기슭의 대숲이 한결 연한 빛을 띠기 시작했다. …'형님 와 이리 날씨 가 춥소?'…'금년에는 할 만 네가 며늘아기를 데리고 내 리오는 깝다. 별나게 바람이네." (박경리 '토지' 중) 어제 는 음력 이월 초하루. 바람을 다스리는 영등할머니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날이었습니다. 20일간 지상에 머물며 온갖 심술변덕을 부린다고 하는데. 이날의 날씨가 화사하면 딸과 함께, 비가 내리면 며느리와 같이 온 것. 영등할머니 잘못 모셨 다간 모진 칼바람에 돌개바람맞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에 어부들은 바다 나가길 꺼린다고 했습니다. 더욱이 어제는 머슴들이 마음껏 놀고먹을 수 있는 ‘머슴날’ 이기도. 슬슬 농사 채비 할 때라서 그렇다고 하니까요. 다행히도 어제 오후의 따사로운 날씨를 겪어 보니, 올해는 딸과 같이 내려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무 쪼록 2월 마무리 잘하시고. 3월을 반갑게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봄봄.. 봄
2016.2.27
아직 메마른 바깥 풍경. 가로수는 껑충해 쓸쓸해 보입니다. 그 의 손발은 앙상해 볼품이 없죠. 너무 말라 애처 롭기까지 하보니 다. 언제였던가요. 화려한 꽃과 무성한 잎을 달고 위세를 뽐내 던 시간이…. 그래도 살아 있을 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어느새 몸속에 나이테 하나 더 새겨 한층 성숙해졌을 테니까요. 엄동을 보낸 나무가 으라 챠챠 기지개를 켜는 주말 오후입니다. 개인적으로 어젠 친구 장례식에, 오늘은 후배 결혼식. 삶은 변화무쌍 하게 돌아가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
2015.2.27
오늘 아침. 천호 사거리
"아니 벌써?” “그간 뭐 했다고 …” 이번 주말, 두 번째 달력을 찢어 야 합니다. 제야의 종소리 들 으며 계획 몇 가지 세웠더니 벌써 봄을 맞이하라네요. 그래도 두 번의 새해를 보냈 으니 , “한 거 없어도 3월부터 잘하면 돼”라는 자기 주문을 거는 게 중요할 듯 싶습니다. (그럼에도 2월!, 이렇게 쉽게 보내나 싶지만 아쉬운 이 기분 은 뭘까요? )... 현재는 반짝 추위 가 찾아온 가운데 찬바람 이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마지막 겨울 추위 잘 이겨 내시고요.. 한 달의 마무리 잘하시고요. 3월에도 건강하고 좋은 일들이 많기를 바라 봅니다^^
2014.2.27
더 빨리(Citius)! 더 높이(Altius )! 더 힘차 게(Fortius)! 새는 날 고, 물고기는 헤엄치 고, 인간은 달린다(에밀 자토페크). 그렇죠. 나는 일어납니다. 그리고 걷습니다. 나는 말을 합니다. 어느 순간 달립니다. 고로 피가 끓습니다. 고로 난 살아 있습니다.. 올림픽 끝난 시점에서 생각해보 니 겨우내 별다른 운동을 안했 더니 겨울잠을 자고 나온 곰탱 이가 돼버린 제모습이 보이 네여 ㅜ. 살아있다는 걸 느끼기 위해 서 라도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 야겠습니다. 이제 곧 새봄! 새 학기! 또 한 번의 시작! 3월입니다. 파이팅!
자작나무
- 로버트 프로스트
인생은 꼭 길 없는 숲 같아서
거미줄에 얼굴이 스쳐
간지럽고 따갑고,
한 눈은 가지에 부딪혀
눈물이 나기도 한다.
그러면 잠시 지상을 떠났다가
돌아와 다시 새 출발을 하고 싶다.
세상은 사랑하기 딱 좋은 곳
여기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부분)
2013.2.27
인생찬가
- 헨리 워즈워드 롱펠로
구슬픈 가락으로 내게 말하지 말라
인생은 한낱 허망한 꿈이라고!(…)
삶은 환상이 아니다! 삶은 엄숙한 것이다!
무덤이 삶의 목표는 아니다.(…)
아무리 즐겁게 보인들 ‘미래’를 믿지 말라
죽은 ‘과거’는 죽은 이들이나 파묻게 하라
행동하라―살아있는 현재 속에서 행동하라!(…)
그러니 이제 우리 일어나 무엇이든 하자.
어떤 운명과도 맞설 용기를 가지고
언제나 성취하고 언제나 추구하며
일하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자. (부분)
2013.2.26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벗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핵심 포인트>
이 시의 시인은 흔들리거나 젖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흔들린다는 것은 무엇일까? 결실을 이루기까지 걸어야 하는 험난한 길을 의미한다. 어떤 아름다운 꽃도 어떤 아름다운 사랑도 흔들리지 않고 결실을 맺는 것은 없고 비바람에 젖지 않고 갈 수는 없다. 더 나아가 꽃이 수없이 많은 흔들림을 견디고 자라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젖지 않고는 갈 수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어디 있으랴’의 반복적 물음 속에는 대답이 이미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삶의 과정 속에서 고난을 담대하게 맏아들이고 묵묵히 걸어 나갈 때 꽃이 피는 것과 같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발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