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
-셋째 딸, 넷째 딸 이야기
추어탕을 하는 날은 나는 좋은데 경희 언니는 싫어했다.
둘째 언니는 <나는 잘 못 먹는데 누구는 해 주고>
가을이 될 때 기운이 나지 않아 몸 보양을 해야 할 때 나는 이 추어탕을 먹으면 한 철 잘 보낼 수가 있다. 가을에 주로 해 먹는다. 미꾸라지는 겨울을 나기 위해 영양을 비축하기 때문에 영양성분이 많아 이 때 먹으면 좋다. 전라도식 추어탕은 국물 없이 빡빡하게 끓이는데 경상도식 추어탕은 얼갈이배추를 넣어 국에 가깝게 끓인다. 얼갈이배추를 많이 넣어야 하고 다진 청양고추를 국에 타서 먹어야 맛있다.
서울 조달본부 아파트에 살 때 화요일마다 생선 파는 아저씨가 아침 시간에 잠깐 들어왔다. 군부대이기 때문에 식재료 사러 나가는 것이 불편했던 아파트였는데 아저씨가 오는 날은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었다. 더운 여름이 지나며 아침저녁 공기가 달라지고 공기가 서늘해질 때 아저씨는 미꾸라지를 가지고 오신다. 자연산이라며 권하는 미꾸라지를 집으로 가서 죽일 자신이 없기 때문에 아저씨가 그 자리에서 소금을 뿌려 주시면 집으로 가지고 가서 조금 있다가 솥에 넣고 푹 끓여 놓고 봉지에 나눠 담아 냉동실에 넣었다가 겨울에 조금씩 꺼내 먹으면 좋다.
미꾸라지는 배가 노랗게 된 것이 좋고 벼 이삭 벨 때 가을 끝물에 사는 것을 먹는다. 이때 나온 미꾸라지를 숯불에 통구이로 해서 먹으면 맛있다.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별미다. 한번은 엄마가 통을 가지고 가서 미꾸라지를 사오라고 시켰는데 경동시장 조흥은행 뒤편에 민물고기를 파는 가게에 가서 사왔는데 미꾸라지를 잘못 사왔다고 해서 혼난 적이 있다.
재료- 미꾸라지, 얼갈이배추나 시래기, 청양고추, 파, 마늘, 취향에 따라 들깨가루
<만드는 법>
1. 미꾸라지는 소금을 넣어
2. 냄비에 미꾸라지를 넣고 푹 삶는다.
3. 얼갈이배추는 끓는 물에 삶아놓는다.
4. 매운 청양고추를 다진 것과 대파 다진 것을 넣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