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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국물이 날때

무국 - 셋째딸의 이야기

by 웨엥

겨울에 주로 먹었는데 말하자면 겨울 계절 메뉴로 쉽게 해 먹었다. 겨울에 무가 맛있고 꼭 삐져서 들기름에 다글다글 볶다가 쌀뜨물을 넣고 끓여야 제 맛이 난다. 가끔씩 거기에 조갯살이나 황태를 넣어도 좋다.


<영동에서 살 때는 연탄불에 국을 끓였는데 무를 삐져서 넣는 것을 엄마가 둘째언니와 나를 시키면 언니는 잘 못했어>


지금도 무국을 끓일 때면 엄마가 나를 낳았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내가 태어나던 그때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엄마는 미역국을 끓여 먹을 수 조차 없어 무국을 끓여 먹었다고 한다. 젖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고 애기는 울고 그래서 그런지 내가 엄청 까탈스러웠다고 한다. 셋방 살던 집의 집주인 할머니가 보다 못해 집을 비워달라고 해서 날은 추워지는데 그 시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우리가 모두 성장했을 때도 가끔씩 이 이야기를 했는데 셋째가 까탈스러운 것은 그때 힘들 때 제대로 먹이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했다. 엄마가

그렇게 자꾸 이야기 한 것은 가장 힘든 기억이어서 지워지지 않고 가슴속에 남아 있었나 보다.


<무를 칼로 삐져야 하는데 둘째언니는 이것을 잘 못해 손이 작으니까 어려웠던 거 같아. 그러니까 엄마가 나를 시켰는데 무를 빠다(버터)에 볶아. 그러면 노란물이 생기고 냄새가 고소해 그렇게 해야 옛날 그 맛이 나거든>


재료- 무, 쌀뜨물, 파 마늘, 소금, 취향에 따라 조갯살, 황태

<만드는 법>

1. 무는 크기가 크고 약간 통통한 것으로 흙이 묻은 것으로 구입한다.

2. 무는 흙을 잘 씻어내고 가능한 껍질을 벗겨내지 말고 깨끗이 한 다음, 칼로 무를 삐져놓는다.

3. 달군 냄비에 들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삐진 무를 넣고 볶는다. 무가 노란빛이 띨 때 준비한 쌀뜨물을 넣고 끓인다.

4. 무가 충분히 물렀으면 파, 마늘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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