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김치
-둘째딸의 첫째
민영이는 할머니 음식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할머니가 담은 부추김치가 맛있다고 가끔 생각난다고 한다. 경상도에서는 정구지김치라고 하며 부추젓지라고도 한다.
학교에 도시락 반찬으로 가져가면 애들이 달려들어 먹었다. 부추향과 어우러진 젓갈 냄새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갓 지은 흰쌀밥과 먹으면 봄에 입맛을 돋게 한다. 할머니는 아주 좋은 육젓을 사용하는데 부추김치를 담을 때 이 비싼 통통한 새우젓을 소래포구에서 오는 행상 아줌마에게 부탁을 해서 최상품으로 사용했다. 젓갈을 머리에 이고 오는 그 아줌마가 달라는대로 깍아달라는 군소리없이 그대로 값을 지불했다. 인천에서 그것을 지고 온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그래서 그런지 아줌마는 늘 좋은 것으로 가져왔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아줌마에게 산 육젓이 저온창고에 한 박스가 있었다. 그 육젓으로 김장을 세 번하고도 조금 남아 각 집에 한 병 씩 나눠주었다. 아직도 우리집에도 조그만 통에 조금 남아있는데 호박볶음이나 수육할 때 조금씩 아껴가며 먹고 있다. 셋째언니가 엄마가 사다 놓은 새우젓 이게 마지막이다고 하는 말에 이것을 어디서 사야 할지 막막해졌다. 아줌마 전화번호라도 알아둘 걸 너무나 무심했던 우리 자신에 대해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내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한다.
<만드는 법>
-재료: 부추, 멸치액젓, 양파, 고춧가루, 새우젓, 통깨
1. 부추는 깨끗이 씻어 놓고 양파는 갈아서 고춧가루와 멸치 액젓과 섞어 놓는다.
부추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도 되고 통째로 담가도 되는데 우리집에서는 자르지 않고 통으로 담근다.
2. 부추에 양념장을 발라가며 버무리고 마지막에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후 통깨를 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