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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롱피치 Jul 19. 2023

마롱피치의 기원

마롱피치 엄마의 바람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왜 우리 아이들이 별명이 '마롱이와 피치'가 되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신다.



마롱이의  '마롱'은 프랑스어로 달고 굵은 유럽산 밤을 뜻한다.


우리 시어머니께서 워낙 꿈을 잘 꾸시고 잘 맞는 편이라 그런지 두 명의 아이들 모두 태몽을 꾸셨는데

숲 속에서 엄청 많은 밤송이가 달려있는 밤나무가 있었고 바닥에는 수많은 밤송이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고 굵은 밤송이 어머님 발 밑에 있길래 어머니는 쩍 벌어져 있는 밤송이를 하나 주웠고, 그 안에 엄청 굵은 밤이 하나 들어 있었다고 한다.  


 뒤로 첫째의 태명이 토리가 되었고, 토리라고 부르다가 결국 마롱이가 되었다.  


피치는 말 그대로 태명이 피치다. 역시 마찬가지로 어머니는 둘째 피치의 태몽까지 꾸셨다. 복숭아 꿈이 아닌 시뻘건 고추꿈으로 말이다. 엄청난 양의 빨간 고추가 마당에 광활하게 펼쳐져 있더랬다.  이 이야기를 듣고 둘째도 나는 아들인지 알고 엄청 속상했었다. 고추가 나오는 꿈은 대부분 아들, 옥동자를 낳는다는 꿈 풀이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태명을 칠리로 바꿀 수는 없지 않은가. 딸이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피치라는 태명으로 계속 부르게 되었다.


 나는 엄청난 검색으로 여러 개의 고추가 꿈에서 나오면 딸일 수도 있다는 정보에 희망을 품었다.

다행인지 아닌지 나는 피치라는 이미지의 하얗고 보들한 털을 가진 아이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의 불타는 고구마 내지는 떡뚜꺼비 같은 딸이 낳았다.


그렇게 내 아이디가 된 마롱피치. 마롱피치는 웹상에서 나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를 대변해 주는 이름이 우리 아이들 태명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나의 제2의 이름을 정말 애정하고 사랑한다.


블로그에서도 인스타에서도 브런치에서도 불리는 나의 이름이며 초록창에 '마롱피치'를 검색하면 내 블로그와 브런치 링크가 나오는 게 신기해 매일 하루 한번 검색을 한다.


내 꿈은 내가 이 두 번째 이름을 가지고 사는 동안 아이들에게 한점 부끄러움 없이 사는 것이다.

아이들의 이름을 걸고 더욱 정직하게,  더욱 건강하게, 더욱 행복하게, 더욱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지고지선(至高至善)이라는 말이 있다. 더없이 훌륭하고 더없이 선하다는 뜻이다. 우선은 나로부터 시작해 아이들에게도 그런 인성을, 그런 삶을 물려주고 싶다.

인생에 물질적인 성공만을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인성적으로 정말 괜찮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장밋빛 인생이란 어떤 인생인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화단 밖에서 예쁜 꽃만 보고 자라는 게 아니라 예쁜 꽃을 만져 보기 위해  진흙을 밟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 장미를 얻기 위해서는 가시 때문에 손에 상처라는 위험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직접 느끼면서 자라게 하고 싶다.


가시 속에서도 안에서는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밤처럼,

쉽게 상처는 나지만 가운데 단단한 씨가 있어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복숭아처럼.


겉은 까칠해 보이거나 또는 연약해 보여도 실속 있고 내면이 단단한 아이들로 잘 자라 주기를..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도 초록창에 '마롱피치' 를 입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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