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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롱피치 May 24. 2023

가족 모두가 책에 미칠수 있었던 이유

온가족 책 읽기 1






나는 첫째를 낳고 13개월 후 다니던 회사에 복직을 했고 복직한 후 정확히 10일째 되는 날,  

둘째를 임신한 사실을 알았다.  얼마나 부끄럽고 황당했던지.  그리고 몇 개월 후 또다시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여러 가지 이유로 둘째를 낳고 우울증이 왔고 그런 나를 위로해 준 것은 책이었다.

나는 너무 힘들 때마다 누워 책을 읽었고 남편과 아이들은 그런 나를 항상 지켜보았다.



어느 날,  내가 책을 읽으니 첫째 아이가 책을 따라 읽기 시작했다. 그게 너무 신기했고 고마웠다.

 나는 가족 책 읽기를 하면서 그런 일상들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나의 글을 읽어주었고 그 응원 덕분에 새로운 꿈이 생겼다.  나는 막연히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책을 읽으니 그 책들이 머릿속에서 차고 넘치면서 글로 표현하고 싶어졌다.



'책 읽기는 나의 인생이다.'  그 누구도 이 말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를 살린 건 책이었다. 나는 우울증에 걸렸지만 독서로 나만의 세계에서 빠져 나왔고 새로운 세계로 몰입했다.  아이들에게도 나의 책 읽기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서 책 관련 육아서를 모조리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엄마표 영어와 책육아가 시작되었다. 다른 아이들 비해서 조금 늦은 편이었지만, 나는 엄마표 영어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굵고 짧게 하는 것보다 얇고 길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고 나의 의지만큼 아이들은 따라오지 않았다. 매일 많은 책을 읽어주려니 나의 체력에도 한계가 왔고, 나의 집착에 아이들이 책 거부가 오기도 했다.  


책을 거부한다면, 그냥 두는 것이 낫다. 거절하는 것을 더 쥐어 주면 역효과가 난다. 나는 아이들이 책을 거부하면 본인이 스스로 집을 때까지 절대 먼저 권하지 않았다. 일주일이 됐든 한 달이 됐든 그냥 둬야 한다.


하지만  내가 책을 읽고 재밌어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줬다. '엄마   너무 재밌어서 이것만 보고   줄게. 조금만 기다려줄래?' 또는  ' . 너무 재밌다..' 웃기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말을 수없이 중얼거렸다.  엄마에게 전혀 관심 없는 아이들에게 굳이  '엄마 너무 재밌는 부분이 나와서 집중하고 싶은데 그런데 조금만 조용히 해줄래?'라고 말하기도 했다. 책은 재밌고 읽으면 행복하다는  은연중에 꾸준히 어필했다.


내가 책에 매달려 안달복달하는 모습을 보이니 아이들은  옆에 앉아서 같이 보기도 하고 책을  대신 넘겨주기도 했다.  '도대체 책에는 뭐가 있길래, 뭐가 그렇게 재밌길래, 엄마는 저렇게 행복한 표정으로 보는걸까'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피부로 직접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가 본격적으로 이틀에 한권  읽기 하면서 나를 따라 첫째아이도 갑자기 봇물 터지듯이 책을 읽게 되었다.  많은 책을 보고 싶은데 엄마가 읽어 주지 않으니 스스로 한글을 깨치고 읽기 독립을 했다. 그때부터  그림책, 줄글책,  학습만화등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하더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책을 보는  당연하고, 잠을 자지 않고 책을 보려고 해서 새벽마다 싸우게 되었다.


책에 관심도 없고 오히려 책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던 둘째는 말해 뭐 할까. 엄마, 아빠, 오빠가 책을 읽자 함께 책상에 앉는다. 그리고 종이접기,  색칠공부를 하다가 책을 꺼내서 그림을 보고 중얼중얼 거린다. 혼자서 5권 정도의 책을 다 보고 나서 엄마를 불러 꼭 칭찬해달라고 말한다.


우리집은 책을 읽으면 아이들에게 칭찬 스티커를 붙여준다.  책 읽기를 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생각하는 내적동기도 중요하지만 내적동기를 불러일으키기에 아직 어리기 때문에 외적 동기를 먼저 심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하나를 완성하면 30개 정도 되는데 다붙이면 2000원 정도의 보상을 주었다. 2000원을 저금통에 모아서 돈이 쌓이면 그동안 갖고 싶은 장난감을 각자 사러 가기도 했다.



마트 가서 과자를 사달라고 조르거나,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쓸 때 우리가 사주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저금통에서 꺼내서 소비를 하도록 하였다. 노력이 있으면 보상이 있고, 필요가 있으면 내가 가진 돈으로 소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처음 동기가 중요하다. 처음엔 장난감을 위해 책 읽기를 시작했지만 습관을 들여주면 내가 아무리 책을 읽지 마라 잔소리해도 읽고 싶어서 안달 나는 수준이 된다.








우리는 매일  가족이 책을 읽기 위해 30 정도 저녁시간을 비워 놓는다. 그리고 거실에 다모여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온다.  시간은 엄마나 아빠에게 읽어 달라는  아니라 스스로 책을 읽는 최소한의 시간이다.  아이들이 책에 집중을 하지 않거나, 지겨워한다면 처음에는 엄마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조금 읽어 주는 것도 좋다. (물론 잠자리독서는 따로 해준다.) 둘째 아이는 20 정도 책을 보고 나머지는 색종이를 접거나 그림을 그린다.  하지만 엄마와 아빠 첫째 마롱이는 9시에 시작해 시간가는  모르고 새벽 12 넘도록 보는 일이 허다하다.


그리고 책을 더 보겠다는 첫재아이와 매일 밤 싸운다.


나의 이야기는 독서로 우울증을 치유한 너무나 흔한 엄마의 스토리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명을 시작으로 아이들과 남편까지 책에 미치게 했다.  엄마 혼자서 책을 보는 집안은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엄마의 영향으로 아이들까지 책을 보는 집도 있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빠까지  가족이 이렇게 저녁에 책상에  같이 앉아  보는 집은 많지 않다.  나는 남편까지도 책에 안달 나게 만들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웹툰과 유튜브, 스포츠뉴스 대신에 나의 남편은 매일 새벽토록 몰입해서 벽돌책을 읽는다.

그래서 나는 ' 우리 가족은 기적을 읽는다'라고 말한다.  남편이 책을 읽게  과정도 뒷편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엄마 심리 수업> 이라는 책에서 윤우상박사님은 말한다.


'1도의 법칙. 180도 바꿀려고 하지마라. 해도 안되니까. 그냥 내 인생의 1도만 바꾸려고 노력하자.

단 그 1도를 바꾸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자.

1도씩만 바꿔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내 인생 10도정도는 바뀌지 않을까?'


나는   한권을 읽고 실천 한다면  인생의 1도는 당장 바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시작한다면 우리 가족까지 인생을 바꿀 수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태백산맥을 집필한 조정래 선생님은 스스로를 감동시켜야만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책으로 스스로를 감동시켰고 최선을 다했다.  

여러분도 책으로 스스로를 감동 시켜보고 싶지 않은가?


나는 늘 이자리에서 엄마들의 독서를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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