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롱피치 May 25. 2023

영상 노출? 책 노출!

온가족 책 읽기 2



내가 책을 읽기 전 우리 아이들은 어땠을까?



 우리 아이들의 TV, 스마트 폰 노출 시기는 생후 6개월 훠얼씬 전이라고 하면 과연 누가 믿을까?

 내가 체력 워낙 약해서 육아 휴직 중에 일어나면 TV를 켜는 것부터가 하루 시작이었고 아이들은 잠에서 일어나면 멍하니 TV를 보는 게 하루에 일과였다.  우리 집 아이들를 키운 것이 8할이 TV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우리 부부는 커피를 좋아해서 카페를 많이 찾아다녔는데 그럴 때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하나씩 맡겨두고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떨었다.  이 어린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는 조용한 곳에서 시끄러운 아이들을 차분하게 만들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늘 변명했다.



지금은 스마트폰은 거의 보여주지 않지만, TV 시청은 영어 노출을 위해서 등원하기 전 30분, 등원 후 30분 정도 보여준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집에  TV를 없앨까 고민하는 집을 많이 봤는데 나는 TV를 없애는 건 반대한다.  첫 번째로 영어 노출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 TV가 없으면 스마트폰이나 영상물에 더 집착을 하기 때문이다. TV를 없앤 집 아이들이 할머니집이나 친구집에 놀러 가면 하루종일 TV를 본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는가?


우리도 TV선을 끊고 한 달 동안 보여주지 않은 적이 있다. 그러다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TV를 본다며 하루종일 호텔에서 안나가겠다는 것이다. 어르고 달래고 타일렀지만 완전히 몰입되어 만화주인공에 홀린 아이를 설득하는 건 어려웠다.


우리 집 규칙은 아이들이 보고 싶으면 무엇이든 틀어둔다. 단, 영어영상만.

아이들이 처음에는 우리 집은 왜 영어만 보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어영상 보기 싫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으니 그거라도 보고 싶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보게 되고 아이들도 이제는 영어 영상에 대한 불만과 거부감 없이 즐겁게 잘 보고 있다.  알아듣지 못해도 내용을 유추해서 깔깔깔 웃기도 하고 둘이 얘기하면서 무슨 내용인지 의논하기도 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아니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처음에 아이들에게 항의를 조금만 들으면 된다.  딱 한 달만 참아보자. 아이들도 당연하다 생각하게 되고 그게 쌓이면 영어 듣기도 저절로 잘하게 된다. 아이들이 저렇게 TV 보여줘도 될까? 하는 불안감을 평생 안고 가고 싶은가? 나는 영어 노출을 위해 일부러 두 시간 이상 보여줄 때도 있다.  TV를 많이 봐서 걱정되는 게 아니라, 책 보느라 TV를 안 봐서 걱정되는 날이 오게 되었다.  


   그리고 유튜브, 나는 이 또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튜브를 마음대로 보게 내버려 두는 건 반대한다.  혼자 보게 되면 나쁜 콘텐츠를 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옆에서 한번 같이 봐주면서 '이건 너에게 좋은 내용이 아닌 것 같아. 우리 다른 거 볼까?' 이 정도만 해줘도 괜찮다.


그리고 나는 스마트폰 독서 앱으로 워낙 책을 많이 보기 때문에, 아이들이 내가 폰으로 책을 본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고 같이 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늘 말한다.  핸드폰은 게임을 하거나 유해한 영상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도구라고 말이다. 핸드폰은 너희들에게 아주 유용한 도구이기에 잘 이용하면 스스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끊임없이 알려준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말을 들을까?  그럼에도 게임을 하고 유튜브를 찾아본다. 하지만 무의식 중에 유해한 영상은 바로 끈다. 그중에서 유익한 영상을 골라보고, 모르는 정보를 찾아보기도 한다. 스마트폰은 절대 친구들과 카톡 하고 게임만을 하는 도구가 아님을 끊임없이 인지 시켜줘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영상노출을 했지만 영상에 대한 집착이 없다.

그리고 책도 물론 아주 좋아한다. 아이가 초등학생이라도 늦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것 부모의 책 읽기다. 부모가 읽으면 아이들이 따라 읽는다.   


스마트폰보다 훨씬 재밌는 세계가 있다는 걸 표정으로 알려주기만 하면 된다.

그 세계가 바로 독서이다.  








이전 17화 가족 모두가 책에 미칠수 있었던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