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글을 쓰는 걸까?
-글 쓰며 말하기-
나는 치유와 관련된 그림을 그린다.
캔버스에 밑그림을 그리기 전에 작가노트에 글을 먼저 쓰고 스케치북에
그 생각들을 옮기며 스케치를 한다.
학창 시절에 모든 과목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국어만큼은 나쁘진 않았다.
글쓰기에 재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유물이 되어 버린 싸이월드부터 최근 인스타그램까지
나의 소소한 글쓰기는 미약하게나마 걔속되긴 했었던 것 같다.
그림을 그릴 때에 필요한 작가노트를 만들면서 뭔가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다.
글을 쓰고 나면 가슴 안에 엉켜져 있는 것들을 땅바닥에 펼쳐 놓는 듯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예전의 나는 “파워 E”라서 그런지 사람들을 만나면 기운이 난다고 생각했다.
그랬던 내가 최근에는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뜨거운 커피가 차갑게 식어버릴 때까지 지인들과 이야기를 해도 허탈하고 답답했지만
나의 마음을 글로 풀어쓰기 시작하니 남의 눈치 볼 필요도 없고
밤이고 낮이고 시간에 무관하게 말해도 되니 편하고 행복했다.
나의 감정을 끄집어내는 글을 쓰거나 자신을 객관화하며 내가 나를 관찰하며
써보니 나를 더 이해하게 되고 잘 알게 되는 것 같았다.
그렇네....
나는 나를 더 잘 알기 위해 나를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었다.
-내공 쌓기-
나의 어린 시절에도 글쓰기의 힘을 진작 깨달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최근 한강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놀랍고도 자랑스러웠다.
글 쓰면 먹고살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큰 한방을 준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여러 나라의 언어로 번역본으로 출간되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읽고 있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작가는 어린 시절 방에 가만히 있으면 아버지가 :왜 밖에서 안노니? “라고 말하면
”공상하고 있어요. 공상하면 안 돼요? “라고 했다고 한다.
공상하며 생각하고 그것을 정리하여 힘 있고 서정적인 글로 표현하였고 한국문학최초의
노벨상이라니... 정말 경이롭기까지 하다.
내가 더욱 놀란 것은 노벨상 이후에 평범한 자신의 일상이 깨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수상소감이었다.
부끄럽지만 , 나처럼 가벼운 사람은 일파만파 소문을 내기 바쁜 나날을 보낼 것 같다.
아직 나는 내공이 한참 부족하다.
평범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글쓰기로 내공을 쌓아가야겠다.
로또가 당첨돼도 조용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을 때까지.... (이런!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
-하루를 돌아보게 되는 글쓰기-
글을 쓰면서 나에 대해 더 관심이 생겼고 내가 나를 위로하기도 더 사랑하기도 하였다.
하루를 마치며 나에게 쓰는 글을 적어본다.
“오늘은 화낼만한 일이 있도 화내지 않고 침착하게 어른스럽게 잘했어!”
“오늘은 아이들에게 다정하게 말해서 참 잘했어”
하루를 되돌아보며 살아간다면 노후에 자신을 뒤돌아 볼 때에도 잘 살아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아침에 눈을 떠서 가족들에게 건넨 말부터 다정한 말과 행동들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입 밖으로 툭 나왔던 마음의 소리들...
모두 되돌아본다. 하지만 한 가지의 주제에 너무 심취해서 나의 전두엽을 그것에 모두 써서는 안 되기에
급히 빠져나와 전체적인 하루를 돌아본다.
내일은 더 나은 사람이 되리라..... 또다시 다짐해 본다..
-변화와 결핍-
나에게 일어나는 변화와 부족함을 느꼈던 결핍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신기하게도 모순되는 말이지만
글을 쓰면서 느끼는 것은 변화와 결핍이 있어야 이야기가 생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라 정말 부지런해야 살 수 있다.
특히, 옛사람들은 더운 여름을 보내고 선선한 가을이 되어 좀 살만하면
바로 겨울을 준비를 해야 한다.
간장에 절인 장아찌류를 담그고 무를 땅에 묻기도 하고 나물등을 볕에 말리기도 하고
대한민국의 대표발효음식인 김치를 종류별로 담가 놓고 겨울을 이겨낼 준비를 해야 한다.
그뿐이겠는가? 산에 가서 장작으로 사용할 나무도 가져오고 도끼를 이용한 수작업으로
쌓아서 말려놔야 한다.
만약, 계절의 변화가 없다면 이토록 바쁘게 준비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계절은 참 좋다.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봄이라 봄소풍 가고 여름이라 휴가 가고 가을이라 단품여행하고
겨울은 설경을 보러 또 나가야만 한다.
귀찮다고 하면서도 또 즐거워한다.
변화... 그것은 우리를 힘들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더 살아있음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결핍.... 온실 속의 화초처럼 살면서 결핍이 없는 것이 더 결핍일 수도 있다.
변화와 결핍이 있어야 이야깃거리가 있고 그림이 재밌어진다.
지금 느끼는 변화와 결핍이 언젠가는 또 나의 자양분이 되어 새로운 이야기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