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나에 대해 알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은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어릴 적부터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쓰고 이력서를 채워나가며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닐까?
사람은 한 가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이사회와 가정에서 추구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계속 변화되고 있는 걸까?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은 환경에 따라서 진화를 했고
나도 살아가기 위해 계속 진화되고 있는 건 아닐지 모르겠다.
나는 정리 정돈하는 것보다 흐트러짐의 미학을 좋아했었고
정해진 규칙을 벗어나서 행동하는 것이 나답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청소와 정리정돈, 규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우자를 만났고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는 배우자가 원하는 걸 따르다 보니 어느새 정리정돈이
더 익숙해진 나를 발견했다.
가끔 방송에서 기안 84의 행동들을 보면 왠지 모를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고
저런 모습이 내 모습인데....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러한 혼란은 그림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다.
꼼꼼하고 정교한 작업을 하며 이런 그림이 나와 맞는구나... 생각하며 그리다가
답답함을 느낄 때는 추상화를 그리거나 빠르게 그리는 크로키를 그리기도 한다.
유명한 여배우의 과거 사진에서 스모키 한 화장과 블랙톤의 의상을 입고
흡연을 하는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 여배우는 당황하지 않고 그 모습 또한
자신의 모습 중 하나이고 배우이기에 다양한 모습이 공존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과거의 모습도 현재의 진화되는 모습도 내 안에 갈망하는 모습도
모두 나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여행 가서 단 한벌로 버틸 수 있는 털털함과 모든 걸 치밀하게 계획하고 움직이는 파워 J의 모습
깔끔한 식사와 라이프스타일을 글로 옮기는 블로거이면서 내일이라도 당장 준비 없이 떠날 수 있는
여행블로거이기도 하다.
일할 때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함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몆 달 동안 뒹굴거리며 집에만 있을 수도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차가운 도시녀의 이미지를 지녔지만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며 자연인을 꿈꾸는 사람이기도 하다.
모두 나의 모습인 것이다.
부부로 살면서 배우자의 새로운 모습에 놀라서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보지 못한 그 모습 또한 그 배우자의 다양한 모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인격이 지금 자신을 주도하는지가 중요한 것이지 보이는 하나의 모습이 그 자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배우자가 선한 인격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배우자가 아닐까?
내 아이가 여러 가지의 모습을 갖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좋은 모습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나는 내가 가진 여러 가지의 모습 중에 부끄럽지 않고 후회되지 않을 만한 것을 키워나가며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을 다져본다.
이러다가도 가끔씩 튀어나오는 스모키화장의 모습이 튀어나올 수 있겠지만... 그 또한 내 모습이니 잠시 허락을 해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