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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7 <내가 원한 건 사랑받는 나였다>

"빛이 보이지 않을 땐, 잠시 눈을 감고 기다리면 돼" 중에서

by 구정훈


'빛이 보이지 않을 땐, 잠시 눈을 감고 기다리면 돼'

누군가 나에게 말해줬으면 했던 그 문장이 이제 당신의 곁에 머물러줄 책이 되었습니다.

#9 베스트 에세이는 전국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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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한 건 사랑받는 나였다>


너무 오랫동안 타인의 시선에
내 존재를 위탁하며 살아왔다.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은
존재의 확증처럼 다가왔고
그 사랑을 잃는 일은
세상에서 내가 지워지는 듯한
두려움처럼 느껴졌다.


늘 그대로였다고 믿었지만
이유조차 모를 이별을 겪으며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깨달은 사실 하나.


떠나간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눈빛 속에만 머물던 나였다.


나는 오래도록
누군가를 위해 나를 잃은 채 살아왔다.
타인의 기대에 매달려 살던 나는
끝내 그녀의 눈빛과 함께 사라졌다.


이제는 안다.
내 삶은 누군가에게 증명받아야 빛나는 게 아니라
내가 나로서 머무는 순간에 비로소 빛난다는 것을.


내가 무엇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무엇이더라도 괜찮다고 믿어주는 마음.
그 마음 안에서만
비로소 진짜 내가 머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더 이상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존재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서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나로 존재하기에
사랑받아도 괜찮은 사람이니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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