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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키승 Apr 27. 2024

꼰무원들 휴업공지

쉬고 싶은 꼰무원들

꼰무원들을 당분간 그만 쓰기로 했습니다. 진작에 들었던 생각인데 오늘 결정했어요. 아직 쓰려고 했던 주제가 많이 남아 있어서 다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갑작스럽게 그만 쓰고 싶어 졌네요. 


공무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조직의 부조리함이나 비인격적인 면에 진저리가 났었습니다. 그런 폐단들을 당연하게 여기고 묵살하는 꼰대들이 싫고 미웠죠. 힘든 마음을 숨기고 직장생활을 하니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요. 직장생활에서 '진짜 나'는 없잖아요. 웃는 가면을 쓰고 울고 있는 '가짜나'만 있죠. 나를 숨기고 생활한다는 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요. 그래서 많이 지쳐 있었어요. 


'꼰무원들'은 일과삶님께서 'MZ공무원의 공직생활'을 써보면 어떻겠냐고 조언해 주셔서 자연스럽게,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어요. 글로써 힘들었던 감정과 에피소드를 풀어내 보니, 나의 상황과 조직의 꼴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는 힘이 생겨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직장에서 나의 포지션(이미지)을 결정했죠. 인간관계에서의 행동이나 언행도 망설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계기가 되었네요. 여러 가지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심심찮게 나오는 '공무원 자살사건'을 보면서 글을 쓰는 게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작은 일에도 공무원을 몰아서 욕하는 사회분위기는 공무원들을 구석으로 숨고 싶게 만듭니다. 언젠가부터인지 '내가 이 글을 올리고 욕먹으면 어떡하지? 이 표현을 써도 되는 걸까? 징계라도 먹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들었어요. 아직 쓰고 싶은 주제들이 내 메모장에도 가득 남아 있고, 그걸 솔직하게 나만의 언어로 쓰면 꼬투리 잡힐 것 같고, 그렇다고 나를 숨기고 정제해서 쓰면 글도 재미없어지고 나도 글쓰기 싫어지고.... 우왓!! 그냥 다 싫어졌어요.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비슷한 내용으로 계속 글을 쓰다 보니 글쓰기 패턴이나 스킬도 진전이 없고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네요. 매주 한편씩 습관적으로 올리는 브런치가 글쓰기에 대한 부담은 없애 줬지만, 발전도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그만하는 게 좋겠어요. 나의 성장을 위해서


당분간은 제가 쓰고 싶은 주제로 아무거나 매주 한편씩 글을 써보겠습니다. 그동안 꼰무원들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해요. 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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