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cation is the most powerful weapon which you can use to change the world. -Nelson Mandela-
몬태나에서 있는 동안 WLI-MT(World Language Initiative-Montana)라는 단체에서 한국어 담당 코치로 두 해 동안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교사로서 정말 소중한 기회였고, 큰 경험이었다. 한글학교 교사에 월드 랭귀지 이니셔티브 코치 활동까지 하게 되면서 내 생활은 점점 바빠졌다. 이것저것 할 일이 생기고 바빠진 덕분에 다행히 몬태나에서 한국으로 당장 가고 싶었던 마음은 더 이상 들지 않았다.
이 단체는 몬태나 보즈만 지역에서 유일한 세계 언어문화 교육 관련 비영리 단체로 2012년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을 통해 시작이 되었다. 2010년 무렵, 보즈만은 대학 도시로서 점점 다문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음에도 일선 학교에는 이와 관련한 정규 프로그램이나 지원 단체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
특히 몬태나주립대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초등학교에는 약 30%의 외국인 학생이 재학 중에 있어서 다문화 교육에 대한 요구가 더 높은 상태였다. 이 학교의 학부모 모임에서는 세계 언어 및 문화를 지원하는 단체를 결성하자는 목소리가 모아졌고 2012년 학부모 3명에 의해 WLI가 공동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WLI에서는 아이들의 세계 언어문화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과 이를 담당할 수 있는 코치(제2외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언어 교육자) 구축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뜻을 함께 하는 학부모들을 모아 초등학교 언어문화 강좌를 구상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2013년에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후 학교장, 학부모회, 지역사회 회원들의 지원과 후원을 지속적으로 받아서 모임을 점점 발전시켰다. 이제 WLI에서는 몬태나 보즈만 지역의 11개 학교에서 방과후 및 특별 프로그램으로 세계 언어문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은 점점 확장되어 중고등학교 방과후 수업으로까지 이어졌다. 다문화 아동이 많은 몬태나주립대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 정규 프로그램으로 세계 언어문화 수업을 개설했다. 여름방학 땐 여름캠프를 운영하여 아이들이 집중적으로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성인들의 요구도 이어져서 몇 년 전부터는 문화센터 장소를 빌려서 저녁시간에 성인반도 운영하고 있다.
WLI에서 나는 자원봉사 교사였지만 유일한 한국인이자 첫 한국어 담당 코치로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스스로 책임감을 갖게 되었다. 한글학교 교사로서는 한국 사람이 있는 가정,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입양 가족들 등 한국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을 주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WLI 코치로서는 한국과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제2외국어 교육에 관심이 있고 교육 열정이 많은 다양한 언어 교육자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이 단체에서 한국어 코치로서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크게 3가지였다. 교사 연수회를 통한 배움의 기회, 초등학교 및 여름캠프 중국어반 보조교사, 초등학교 HOE(Hour of Enrichment) 특별활동 수업으로서 한국어반 담당 교사. 이 중에서 HOE 수업은 내게, 그리고 지역사회에 큰 의미가 있는 활동이었다. 몬태나 보즈만에서는 최초로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운영된 공립 초등학교의 정규 한국반 수업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교사 연수회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보려고 한다. 2019년 당시에는 코로나가 없던 시절이라 자유롭게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었다. WLI에서는 매 학기 전체 직원 및 언어 코치들이 함께 모여 연수회를 진행했다. 처음 가 본 연수회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 알음알음 몇 분을 알고는 있었지만 보즈만에 이렇게 많은 외국어 선생님들이 있는 줄은 몰랐었다. 한국어, 중국어 이외에도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아랍어를 가르치는 코치들이 함께 모였다.
많은 언어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언어, 잘 알려진 언어는 스페인어였다. 이번 연수회에서는 경험이 많은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코치들이 자신의 수업을 직접 시연하고 설명해 주며 연수를 진행했다. 집에서 다양한 옷과 장난감을 가지고 와서 수업을 하는 선생님, 노래를 적극 활용해서 수업을 하는 선생님, 여러 가지 게임을 중심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는 선생님. 모두 각양각색의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수업을 운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나절 동안 진행된 이 날의 연수 이외에도 팬데믹이 오기 전까지 몇 번의 연수 모임에 더 참가할 수 있었다. 함께 모인 사람들은 모두 미국이라는 같은 나라에 살고, 영어라는 같은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지만 대부분 영어보다도 더 잘하고 더 잘 아는 또 다른 언어를 갖고 있는 분들이었다. 세계 언어 코치들은 각자 자신의 나라 언어 또는 자신의 제2외국어를 가르친다는 보람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가르치는 언어는 달라도 교육을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