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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Jun 13. 2021

멋진 경치, 몬태나 베어투스 하이웨이

One of the most breathtaking routes!

Get lost in Montana, where the mountains call you home. -Adam Young-


몬태나에 살면서 많은 곳을 여행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멋진 경치를 선사해 준 곳 베스트 3은 글래이셔 국립공원, 옐로스톤 국립공원 그리고 베어투스 하이웨이(The Beartooth Highway)였다. 국립공원 두 곳은 워낙 유명해서 몬태나에서 사는 동안 꼭 가봐야지 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베어투스 하이웨이는 몇몇 분들이 좋다고 하는 이야기를 해 주셨음에도 왜 그랬는지 일부러 가 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베어투스에 가보게 된 것은 작년 여름에 데브와 조니께서 옐로스톤에 같이 가자고 해 주신 덕분이었다. 가끔 댁으로 우리 가족을 초대해 주시고, 여행도 시켜주신 두 분은 작년 여름에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함께 놀러 가자고 제안을 해 주셨다. 옐로스톤은 워낙 넓어서(총면적 8900㎢, 우리나라 충남도 크기) 그동안 몇 번을 가 보았지만 안 가본 곳도 많았다. 당일치기 여행을 위해서 우리들은 보즈만 공용 주차장에 모였다. 이른 시각인 새벽 6시 반에 만났다. 두 분의 큰 차에 우리 세 가족도 함께 탔고 옐로스톤으로 출발했다.


데브는 현재 에어비앤비를 운영하시고 있고 예전에 옐로스톤에서 안내하는 일을 오래 하셨다. 방송국 PD 겸 아나운서이신 조니는 국립공원으로 취재를 많이 나가기 때문에 이곳을 훤하게 잘 아신다. 따뜻한 마음에 전문성까지 갖춘 두 분과 함께하는 옐로스톤 여행이라 더 기대가 되었다. 우리 가족이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갈 땐 주로 서쪽 입구로 향했다. 1시간 정도 남쪽으로 가면 빅스카이가 나오고 40분 정도 더 내려가면 서쪽 옐로스톤 방문객 센터에 도착을 할 수 있다.


이번에 데브와 조니는 우리를 옐로스톤 북쪽으로 데려가셨다. 보즈만 시내에서 1시간 20분 정도 가니 도착을 했다. 북쪽 입구를 지나 들른 곳은 매머쓰 온천(Mammoth Hot Springs)이 있는 작은 동네. 방문객 센터 앞에는 엘크가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북쪽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한 시간 정도 둘러보고 나니 데브께서 제안을 했다.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서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더 둘러볼 것인지, 아니면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베어투스 하이웨이를 보러 갈 것인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하셨다.


북쪽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있는 엘크, 점심을 먹은 후 데브 & 조니와 함께

남쪽이든, 동쪽이든 우리 가족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하시는 데브와 조니. 우리들이 고민한 시간은 아주 잠깐이었다. 아직 베어투스를 안 가봤다고 말씀을 드리니 너무 쉽게 결정이 내려졌다. 데브와 조니는 활짝 웃으시며 "정말? 그렇다면 무조건 베어투스지!" 매머쓰 온천에서 베어투스 하이웨이까지는 두 시간이라는 드라이브가 필요했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북쪽 옐로스톤도 높은 곳(해발고도 1600m)인데 동쪽으로 운전해서 갈수록 고도는 더욱 높아지는 듯했다. 베어투스에 가까워질수록 바깥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 산 위에 있던 눈은 점점 우리 차 가까이로 다가왔다. 그리고 시작된 베어투스 하이웨이(Beartooth Highway)! 치워진 눈들이 길 가장자리에 높이 쌓여 있어 차로 지나갈 때 마치 하얀 벽면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높은 고도 때문에 이곳의 눈은 더 많이 더 오랫동안 쌓인다. 눈이 적게 오기 시작하는 5월 중순이 되어야 눈을 치울 수 있다. 특별하게 제작된 눈 청소차로 눈을 도로 양 옆으로 밀어낸 후에야 비로소 길이 드러나게 되고 차가 지나다니는 것이 가능해진다. 일반적으로 6~9월, 약 네 달 동안 베어투스 하이웨이의 길이 열린다. 하지만 일반 차로 안전하게 지나다닐 수 있는 시기는 7~8월 두 달이라고 할 수 있다.


베어투스 하이웨이 도로를 지날 때 벽면처럼 느껴지는 눈. (우) 주차되어 있는 눈 청소차를 구경하는 똘똘이

베어투스 하이웨이는 미국 몬태나주와 와이오밍주 레드라지, 옐로스톤 국립공원 북동쪽 입구 사이의 212번 도로를 일컫는다. 무려 해발 10,947피트(3,337m)에 있는 이곳은 백두산(2,700m)보다도 높으며 68.7마일(110킬로미터)의 길이에 이른다. 베어투스는 미국에서 가장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는 도로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도로 중 하나로도 꼽힌다는 점! 높디높은 곳에 자리 잡은 베어투스 도로를 운전할 땐 매우 주의해야 한다. 앞과 옆에는 멋진 풍경이 펼쳐지지만 도로의 일부 구간 아래는 깎아지는 절벽이다.


베어투스의 의미는 말 그대로 '곰의 이빨'. 이 말은 크로족(Crow, 미국 몬태나 주에 많이 사는 북미 원주민)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베어투스 하이웨이 정상 부근에 있는 산들은 대부분 굴곡져 있다. 하지만 유독 끝이 뾰족한 부분이 산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첨탑이 베어투스에 해당한다. 베어투스 정상 표지판(Summit)은 눈에 잘 띄지만 이 첨탑은 산의 풍경에 가려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니 잘 확인해야 한다.



베어투스 하이웨이를 드라이브하다 보면 깜짝 손님들을 마주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지 않은 이곳에 스키복을 입은 2~30명 사람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베어투스에서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엄청나게 높고 가파른 베어투스 산에서 스키를 타는 사람들은 모두 스키를 아주 잘 타는 사람들이다. 수십 초에 불과한 짜릿한 스키 활강을 위해 몇 시간을 운전해서 이곳을 찾고, 눈에 강한 특수차(스노 모빌)를 타고 산 꼭대기로 올라가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한다.


깜짝 손님들 중 백미는 역시 야생동물!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우리들은 엘크, 버펄로(바이슨), 검은 곰, 코요테를 볼 수 있었고, 베어투스 정상에서는 산양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베어투스에서 산양 가족을 가까이에서 본 우리들은 큰 행운이었다. 알고 보니 산양은 갈 때마다 매번 볼 수 있는 동물이 아니었다. 몬태나가 고향인 한 친구에게 산양 사진을 보여주니, "정말 멋진 걸. 나는 그동안 베어투스에 10번 정도는 가 본 것 같은데 산양은 딱 한 번 봤어."


물소(buffalo)=들소(bison), 검은 곰(black bear)
코요테(coyote), 산양(mountain goat)

베어투스 하이웨이를 따라서 동쪽으로 30분 정도 더 가면 레드라지가 나온다. 레드라지는 인구 2천 명이 조금 넘는 작은 마을로 북동쪽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베어투스 하이웨이를 찾는 관광객들이 들르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 근처에 있는 폭포에서 잠시 물놀이를 하고 레드라지 시내도 차로 둘러보고 나니 어느덧 늦은 오후가 되었다. 레드라지에서 보즈만까지는 두 시간  이상 가야 하는 거리. 저녁 시간이 되기 전에 도착을 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보즈만으로 향했다.


(좌) 옐로스톤 경찰(Yellowstone park ranger)과 함께, (중) 레드 라지 근처 폭포, (우) 레드라지 안내판

아침 6시 반에 보즈만에서 출발을 해서 북쪽 옐로스톤 국립공원, 베어투스 하이웨이, 레드라지를 구경하고 다시 돌아오니 저녁 6시가 다 되었다. 11시간 이상 함께 알찬 당일 여행이었다. 하루 동안 차에 있었던 시간은 최소 6~7시간 이상, 이 긴 시간을 두 분이 번갈아 가며 운전해 주셨다. 우리도 운전을 할 수 있었지만 "우리 차니까 당연히 우리가 해야지."라고 하신 데브와 조니. 모든 것이 감사한 여행, 잊지 못할 경치를 선사해 준 여행이었다. 베어투스 하이웨이는 역시 소문대로였다.


드라마틱한 경치가 있는 드라이브, 가장 아름다운 도로, 가장 숨이 막히는 길 중 하나!

Dramatic scenic drive, the most beautiful road, one of the most breathtaking rou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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